[어저께TV] ‘동상이몽’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진심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09.27 08: 57

이심전심이라는 말처럼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만으로 뜻이 통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가장 가깝다는 가족 사이에도 말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이고, 심지어 남보다 더 서먹한 사이가 되고 만다. ‘동상이몽’은 이런 가족들을 위해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부모 혹은 자식의 진심을 알아가는 뭉클한 시간, 이것이 ‘동상이몽’이 좋은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추석특집에는 개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라는 아빠가 등장했다. 아빠는 “버섯 농장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키우는 개 15마리 때문에 농장이 개판이 되고 있다”며 “많이 힘들다. 아들과 많이 싸우고 있고 지금도 전쟁이다”고 말했다.
아빠의 시점에서 찍은 영상에서는 15마리의 개를 키우는 막내 아들 황보민 군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빠는 버섯 농사를 지으면서 힘들어하는데 아들은 밖에 나가 놀 생각만 했다. 최은경과 허지웅 등의 패널들은 365일 농장 일로 바쁜 아빠에게 개 돌보는 일까지 얹어주며 더 힘들게 만든다고 아들의 행동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들이 개를 키우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는 아들 시점에서 찍은 영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들은 집안일과 개 돌보는 일도 완벽히 해냈다. 하지만 아빠는 “형과 나갔다 올게”라는 아들의 한 마디에 잔소리를 쉴새없이 쏟아냈다. 마치 랩을 듣는 것 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잔소리에 영상을 보고 있던 출연자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아빠는 쌍둥이 형들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아빠는 “쌍둥이는 운동도 잘하고 인물도 안 빠진다. 기분 좋다. 쌍둥이는 단아하고 걱정 안 한다”고 하는 반면 “민이 자랑은 없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이런 상황이기에 아들은 개들을 통해 위안을 받고 있었던 것. 아들은 “아빠와 친해지고 싶긴 하다. 그런데 다가가는 방법을 모르겠다. 어색할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아들의 진심을 알게 된 아빠의 얼굴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아빠는 “쌍둥이도 사랑하지만 어떤 부모가 막내를 미워하겠나. 문자도 많이 하고 다정한데 스트레스 받아서 많이 부딪혔던 것”이라고 해명하고는 “많이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그간 잔소리를 했던 것이 모두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한 충격과 미안한 마음이 서려 있는 목소리였다.
아들 역시 아빠가 얼마나 힘든지, 또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동상이몽’을 통해 알게 됐고, 이에 힘을 얻어 아빠에게 조금 더 다가서려 노력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먼저 “목욕탕 가자. 내가 때 밀어 줄게”라며 손을 내민 것. 이에 아빠는 아들의 손을 잡고는 “민이 많이 사랑할거다. 늘 맑고 착하게 살았으면 한다”며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늘 살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관계가 가족이지만, 마음까지 가장 가까운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가깝기에 더 진심을 표현하지 못하기도 하고, 쉽게 비수가 되는 말을 해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동상이몽’은 이런 가족들의 사연에 집중, 각자의 시선으로 완성된 두 개의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부모, 자식 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출연 가족들은 ‘동상이몽’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서로의 진심을 이 영상을 통해 알게 되고, 스스로 잘못된 부분이나 개선해야 하는 부분을 깨닫게 된다. 시청자들 역시 ‘동상이몽’ 속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들을 돌아보며 조금 더 가족들간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착한 예능 ‘동상이몽’이 계속해서 가슴 따뜻한 사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진짜 ‘힐링 타임’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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