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새롭게 탄생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원곡 가수와 믿고 듣는 보컬리스트가 만나 숨겨진 명곡을 재발견한다는 내용의 ‘심폐소생송’이 그 주인공이다. 첫 방송부터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심폐소생송’이 정규 편성의 기회를 잡고 SBS 예능에 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추석 예능 프로그램 ‘심폐소생송’ 1부에서는 원곡자의 의뢰에 따라 숨어있는 명곡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원곡자인 박경림을 시작으로 하동균과 이정, 부활 김태원, 클릭비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원곡자들의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또 원곡자들이 의뢰한 곡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나선 심폐소생사 정인, 린, 이영현, 김태우의 활약 역시 대단했다. 심폐소생사란 가수들의 앨범 속 고이 잠들어 있는 숨은 명곡을 소화해내 판정단의 선택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네 사람 모두 그 어느 때보다 큰 부담감을 안고 무대에 올라 온 힘을 다해 열창을 했다. 이 덕분에 네 가수 모두 판정단의 선택을 받아 원곡자와 2절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호소력 짚은 목소리로 OST의 여왕이라 불리고 있는 린은 세븐데이즈의 ‘내가 그댈’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해 여운을 남기는 명품 무대를 완성해냈다. 이에 원곡자인 이정은 “린 버전으로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 ‘내가 그댈’은 이정 하동균이 데뷔한 그룹 세븐데이즈의 데뷔곡으로 이정과 하동균은 정말 오랜만에 이 노래를 무대에서 불러본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정과 하동균은 당시 멤버로 활동했던 故서재호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후 더 이상 세븐데이즈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이정은 ‘내가 그댈’이 재조명된 사실에 기뻐하며 “하늘에 있는 재호도 기뻐할 것”이라며 가슴 벅찬 소감을 남겼다. 이는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듣게 된 이정, 하동균, 린의 ‘내가 그댈’에 팬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은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며 열띤 반응을 전했다.
세 번째로 부활의 ‘안녕’을 부르게 된 이영현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영현은 부르기 굉장히 힘든 노래인데다가 김태원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연습 당시부터 “한 100번은 듣고 연습을 했다. 감정 이입이 돼서 이 노래만큼은 잘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영현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무대를 장악하는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김태원에게 극찬을 받았다.
마지막 심폐소생사인 김태우 역시 자신이 부른 노래가 판정단의 선택을 받지 못할까봐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100표를 넘기지 못할 시 원곡자가 2절을 부를 수 없기 때문. 이런 간절한 마음과 함께 시원한 가창력을 뽐낸 김태우는 멋지게 심폐소생에 성공했고, 뒤 이어 무대에 오른 클릭비는 팬들을 위해 만들었다던 ‘말처럼 되지가’를 열창했다. 13년만에 7명 완전체로 팬들 앞에 선 클릭비의 무대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특히나 “완전체 클릭비의 무대를 보고 난 후 일곱 명이 걸어 나오는데 작년 god의 느낌이 났다”며 클릭비의 컴백을 응원하는 김태우와 그런 그가 자신들의 원곡을 불러준 것이 벅차다고 감격어린 소감을 전하는 오종혁의 모습은 훈훈함 그 자체. 원곡자와 명 보컬들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포맷 속에 숨어있는 명곡들을 계속해서 재조명해 나갈 ‘심폐소생송’의 남아있는 2부 방송 역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을지, 또 뜨거운 반응 속에 정규 편성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심폐소생송’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