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비(非)연예인들의 역할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그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예능가는 비연예인들이 단지 시청자일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주체이자 출연자로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그러하다.
지난 2010년 첫 방송된 ‘안녕하세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말 못한 고민을 나눔으로써 소통 부재로 인한 사람들 사이의 벽을 허물자는 기획의도가 담긴 프로그램이다.
조금 독특하면서도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사연들에 신동엽, 이영자, 컬투로 이루어진 MC들의 능숙한 진행과 재치 있는 입담이 더해져 신선함을 준다. 특히 방송에 서툰 비연예인들임에도 불구,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가진 사연의 주인공들을 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
‘동상이몽’의 경우는 이를 부모와 자식 간이라는 제한을 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볼 수 있는 사연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 패널들의 조언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시청자들이 꼽은 ‘동상이몽’의 가장 큰 장점은 그저 일회성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이 아닌,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을 통해 타협점을 찾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는 패널을 섭외해 적절한 조언을 구하는 등 본래 의도했던 방향성을 잃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고자 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6일 추석 특집으로 105분간 방송된 ‘동상이몽’에서는 역대 출연자들 중 20팀이 재출연, 근황을 알리며 고민은 해결이 됐는지, 또 새로 생긴 고민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단순히 당시의 화제에 그치지 않고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부분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공개된 관찰 카메라를 통해 사연의 주인공들이 방송 당시 고백했던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방송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지 볼 수 있다는 점이 본방송과는 또 다른 재미를 이끌어냈다는 것.
이처럼 ‘안녕하세요’와 ‘동상이몽’은 비연예인 출연자를 적절히 활용한 포맷으로 각각 월요일,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비교적 양호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화려한 연예인 출연진이라는 안정적인 길 대신 위험부담이 있는 길을 택한 두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며 자신들만의 장르를 개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