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도 연기도 최고다. 배우 최지우만큼 사연 많은 하노라를 잘 소화할 여배우가 또 있을까 싶다. 여러 회차가 지나면서 인이 박힌 게 아니라 최지우 말고는 그 역할을 연기할 또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동안 드라마 '유혹' '수상한 가정부' '천국의 계단' '겨울연가' 등을 통해 청춘하고 얌전한 캐릭터를 주로 받아왔던 최지우가 밝고 억척스런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이미 시청률을 통해서 최지우 파워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한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 9회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6%, 최고 7.3%를 기록했다.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첫 방송부터 9회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최지우표 하노라에 빠져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두번째 스무살'은 꽃다운 19세에 덜컥 엄마가 돼 20년 동안 엄마로 살아온 하노라의 대학 적응기를 그린다. 갓 스물이 된 어린 친구들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대학 캠퍼스를 누비고 소통하는 '하노라의 청춘응답프로젝트'다.
최지우는 서른 여덟살에 뒤늦게 대학 새내기가 된 하노라 역할을 맡아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자극하며 자기만의 색깔로 그려내고 있다. 데뷔한 지 20년이 흘렀음에도 20대 못지않은 싱그러움을 유지하는 비주얼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훈훈한 외모의 이상윤과 완벽한 투샷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넘친다는 반응이다.
지난 25일 방송에서 동기들의 은근한 따돌림을 받던 노라가 자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접고 대학 생활에 한층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첫사랑 차현석(이상윤 분)과의 관계도 차츰 무르익어가며 앞으로의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했다.
최지우가 연기하는 하노라는 측은하고 안타깝다. 바보처럼 남편과 아들만 바라보고 살아온 아줌마가 자신을 무시하던 남편에 대항하고, 대학생이 된 뒤 처음으로 수업 시간표를 짜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을 순수하면서도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있어서다. 펑펑 오열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최지우의 표정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움이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멀뚱한 표정과 어린 아이처럼 빵 터지는 웃음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바로 그게 최지우의 백치미다. 너무 하얗고 깨끗해서 마치 백지장 같다. "예전부터 밝은 역할 해보고 한 번 싶었다"고 도전장을 내밀며 험난한 연기의 길을 떠난 최지우에게 애정 가득한 격려를 보낸다./ osenstar@osen.co.kr
[사진]'두번째스무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