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어촌편', Mnet '언프리티 랩스타' 등 스핀오프 콘셉트로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이 본편의 인기를 넘어서는 일들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스핀오프'란, 이전에 발표됐던 드라마, 영화, 책 등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해 새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CSI' 시리즈가 대표적이며, 올 여름 국내개봉했던 '미니언즈' 역시 '슈퍼배드'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예능프로 적용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이 '스핀오프'가 최근 하나 둘 늘어나는 분위기다. 오는 10월초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삼시세끼-어촌편'은 '삼시세끼-정선편'의 스핀오프로 시작됐다. 강원도 정선 옥순봉에서의 유기농 라이프를 담아내던 '정선편'이 겨울에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게되자, 임시방편으로 탄생한 프로그램인 셈.
방송 결과 '삼시세끼-어촌편'은 정선편의 인기와 시청률을 모두 웃돌았다. 심지어 13.338%(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라는 시청률로 tvN 개국이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스핀오프가 단순히 본편의 인기에 기대어, '기본빵'만 해보겠다는 일부의 안일한 생각을 모조리 뒤엎는 계기가 됐다.
'언프리티 랩스타'도 이에 속한다. '쇼미더머니'가 끝나고, 그 스핀오프로 제작됐던 '언프리티 랩스타'는 남녀가 모두 섞여있던 '쇼미더머니'보다 더 살벌한 캣파이트가 벌어지면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물론 랩 실력도 랩 실력이지만, 국내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센 언니'나 '악녀' 캐릭터가 등장해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다. 제시와 치타 등 시즌1 출연진 역시 지상파에 역진출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tvN 월화드라마를 침체에서 빼내 부활시킨 '식샤를 합시다' 역시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라는 예능 스핀오프를 만들었다. 드라마 주연들이 주축이 돼 단발성 토크쇼나 예능이 제작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제대로 된 분량으로 예능 프로 하나가 탄생했던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큰 가시적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그 시도는 새로운 영역 개척의 첫발로서 충분했다.
또 있다. 웹예능으로 성공을 거둔 '신서유기'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알려진 tvN go의 하반기 두 번째 콘텐츠 '유세윤 스튜디오'가 바로 그 것. tvN은 '유세윤 스핀오프'에 대해 'SNL코리아'의 디지털 스핀오프라 설명했다. '유세윤 스튜디오'는 'SNL코리아' 제작진이 유세윤과 함께 만드는 '한국의 주성치 만들기 프로젝트'로 유세윤이 연출·대본·연기를 도맡을 예정이다. 오는 26일 방송되는 'SNL코리아6' 코너로 첫선을 보이며, 이후 TV와 온라인 플랫폼을 오가며 방송될 예정.
스핀오프를 단순 '우려먹기'로 치부하던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본진을 씹어먹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는 시기가 왔다. 잘 된 프로그램을 그저 회차를 연장하며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뜨리기 보다는 조금은 다른 각도로 더 나은 콘텐츠를 생산할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소리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본편을 처음 기획하고 시작했을 때만큼의 고민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 gato@osen.co.kr
[사진] tvN,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