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유연석·김윤아의 뮤지컬 도전, 왜 의미있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9.30 09: 41

배우 유연석과 가수 김윤아가 뮤지컬에 첫 도전한다. 배우로서, 가수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 때, 두 사람의 뮤지컬 도전은 파격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유연석은 1940년대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주인공 듀티율 역을 맡았다.
듀티율은 그동안 박상원, 엄기준, 조정석, 임창정, 이종혁, 김동완 등 많은 스타들이 맡아왔던 역이기도 하다. 제작사 관계자에 따르면 유연석은 평소 유려한 노래 실력 때문에 주위에서 뮤지컬 출연에 대한 권유와 제안을 많이 받아왔고, 본인 역시 뮤지컬 출연에 대한 의지가 깊어 뮤지컬을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대사 하나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스루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유연석이 노래 실력과 함께 유연한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이번 뮤지컬 도전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데뷔 18년차 록밴드 자우림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김윤아는 뮤지컬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다. 김윤아는 레베카에 대한 집착으로 맨덜리 저택의 새로운 안주인이 된 ‘나(I)’를 위협하는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았다. 이 역할은 이미 옥주현과 신영숙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소름 돋는 가창력을 뽐낸 바 있어 하반기 관객들의 큰 기대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김윤아는 “부담감도 크다”고 말하는 한편 “뮤지컬 무대는 언제나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다. 내가 선망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향상시키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번 작품은 그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 최근에는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스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노래 좀 한다 싶은 배우들과 가수들이 줄을 지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는 배우들은 대학로 연극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재평가 받곤 한다. 그렇기에 유연석과 김윤아 역시 이 같은 행보가 새삼스럽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tvN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유연석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러브콜을 마다하고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도전하게 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무대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자신의 연기를 편집 하나 없이 온전히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NG도 없기 때문에 예기치 않게 생기는 돌발 상황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하다.
또 혼자 하는 연기가 아니기 때문에, 2달 여간의 연습 기간 동안 스스로를 다지는 동시에 출연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것 역시 무척이나 중요하다. 연습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배우의 뮤지컬 도전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대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무대 연기라는 것. 특히나 ‘벽을 뚫는 남자’는 뮤지컬이다 보니 노래 실력도 당연히 출중해야 하기 때문에 유연석이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유연석은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오는 11월부터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이는 김윤아 역시 마찬가지다. 김윤아는 여린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 덕분에 ‘마녀’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자신의 철학을 담은 음악을 들려주는 독보적인 가수다. 이미 가수로서 톱이라 인정 받아 온 그가 데뷔 18년만에 뮤지컬, 그것도 캐릭터 색깔이 분명한 역할을 통해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는 점은 놀라우면서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과연 김윤아가 뮤지컬계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옥주현과 바다에 이어 새로운 뮤지컬 디바로 재평가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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