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의 멤버라기에는 너무 가끔 출연하고, 그렇다고 게스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그리고 갑작스럽게 출연하는 이들이 있다. ‘무한도전’ 제작진 혹은 출연자들의 도움 요청에 언제나 선뜻 응하는 숨은 공신들이 있기에 ‘무한도전’의 빵빵 터지는 웃음이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갑작스럽게 일을 벌이는 돌발상황의 연속. 출연자들이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스타들을 불러내거나, 도움의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다. 지난 19일 방송된 생활계획표 특집 당시 배드민턴 대결을 벌여야 하는 유재석과 정준하가 장비를 빌리기 위해 전화를 건 사람은 후배 남창희. 그는 한걸음에 배드민턴 장비를 들고 남산까지 와서 두 사람을 구제했다. 그가 있었기에 유재석과 정준하의 배드민턴 대결이 다른 멤버들의 내기의 장이 될 수 있었다.
사실 남창희는 ‘무한도전’이 급작스럽게 부르면 언제나 빠르게 응하는 식구 같은 사이. 유재석은 남창희와 함께 김장 배추를 팔기 위해 서울 곳곳을 돌았다. 특히 남창희 아버지의 트럭을 빌려 장사를 했다. 남창희는 묵묵하게 유재석을 도우며 ‘무한도전’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다른 감초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지만 고정 출연 욕심을 내지 않아 ‘무한도전’ 팬들의 사랑을 더 받는다. 이 프로그램 팬들은 고정 출연자 변화에 민감한데, 감초들의 활약은 불안해하지 않고 언제나 반기는 분위기다.
새 멤버 영입을 위한 절차였던 식스맨 특집에 함께 했던 김영철. 그는 이 프로그램 출연이 부담스럽다고 말을 하면서도 은근히 ‘무한도전’ 고정 멤버의 욕심을 드러내는 화법으로 재미를 안겼다. 멤버들의 구박 속에서도 끊임 없이 수다 본능을 펼쳐내고, 자신을 홀대한다며 김태호 PD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올해 초 게스트로 출연해 뜬금 없이 적막을 깨며 “힘을 내요 슈퍼파워” 응원을 해서 모두를 자지러지게 했다. 김영철은 멤버들이 함부로 대하면 발끈하고, 일부러 눈치 없이 더 많은 말을 쏟아내며 웃음 상황극을 만들어낼 수 있어 ‘무한도전’ 출연마다 큰 즐거움을 형성하고 있다.
지상렬은 작위적인 센 발언을 해서 웃음을 안기는 개그맨. ‘무한도전’ 멤버들이 외롭고 불쌍한 출연자를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낮춰서 재미를 만들어낸다. 언제나 연인을 찾아주겠다면서 지상렬을 불러내지만 결국 큰 상처만 입히고 돌려보내는 참 애증의 프로그램이다. 그는 지난 6월 ‘로맨스가 필요해’ 특집에서 다른 출연자가 모두 제작진이 마련한 억지 소개팅에 불만을 표출하고 떠날 때 홀로 자리를 지키며 짠한 웃음 선물을 했다. 지상렬은 월드컵 응원단 특집에서도 출연하지 않았지만 웃겼던 김제동과 함께 맹활약을 했다.
김제동은 이 프로그램의 짓궂은 통편집의 설움을 폭발하는 스타. 멤버들이 사전 허락 없이 자신의 집을 무단 점거하는 어이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잠을 자고 있는 와중에 급작스럽게 찾아와 못생긴 얼굴 지적을 받는 억울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유재석으로부터 배추 강매를 당하기도 하고, 명절에 기껏 라디오 DJ 도전 특집 촬영에 임했더니 통편집을 당하는 굴욕도 있었다. 수없는 전화 통화 세례에 시달리기도 하고 멤버들의 온갖 구박에 발끈하고 화를 내도 결국 또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결국 김제동은 그 유명한 김태호 PD를 향한 분노를 폭발했다. 김태호에게 양아치라고 손가락질을 했던 배추 강매 당시의 상황은 웃지 않고 버틸 수 없었다.
유재석의 대학 동기이자 20년 넘은 친구인 송은이. 지난 11년 동안 이 프로그램에 여자 출연자 중에 가장 많이 나온 출연자를 꼽는다면 송은이가 상위권에 들어갈 터다. 그는 유재석의 부추김에 길과 소개팅을 하기도 했고, 연인을 찾아준다는 꼬임에 속아 또 다시 ‘로맨스가 필요해’ 특집에 나왔다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지인인 지상렬, 김제동 등의 상대 남자들을 확인하고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유재석과 친해서 서로의 비밀을 폭로하면서 재밌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무한도전’이 어려울 때마다 주저 없이 찾아와 노래와 춤을 추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재석과의 친밀한 조합은 출연할 때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