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극)는 없다. 걸그룹 스텔라가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춰가면서 그간의 부정적인 시선들을 깔끔하게 거둬내고 있다. 앞서 불거졌던 ‘선정성 논란’을 짠내 나는 성실한 노력들로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 주목받기 위해 택했던 섹시 콘셉트도 이제는 잘 다듬어지고 무르익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됐다.
눈물 나는 노력이었고, 주목받기 위한 힘겨운 몸부림이었다. 소속 가수라고는 자신들이 유일한 기획사에서 나온 신인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 이미 확실하게 기반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선배 가수들, 무섭게 치고 나오는 대형 기획사의 신인들이 즐비한 가요계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섹시할 수밖에 없었던 스텔라의 사연이다. 민희, 가영, 효은, 전율 네명 멤버 모두 음악적으로는 빠지지 않는 실력파. 하지만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열심히 작업한 곡들이 무관심 속에 사라지는 것이 속상했고, 어쩔 수없이 섹시 콘셉트를 택했다.
“데뷔 초에는 스쿨룩을 입고 귀여운 콘셉트로 활동을 했었어요. 3년 동안 세 곡을 냈는데 잘 안 됐었죠. 열심히 작업했는데 그냥 묻혀버리는 게 속상하기도 했어요. ‘마리오네트’부터 섹시한 느낌으로 이미지를 바꿨는데, 그때부터는 선정선 논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속상한 부분도 있지만, 이후로 점차 우리의 이야기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나는 것 같아요.”(민희)
막내 전율은 “요즘 선플(좋은 반응)이 많아져서 정말 감동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민희는 “오히려 낯설다. 알바 쓸 형편도 안 되는데 ‘알바 쓴 거 아이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스텔라에 대한 인식은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마리오네트’ 이후 ‘마스크’와 ‘멍청이’를 거치면서 점차 좋아진 반응은 지난 7월 발매한 ‘떨려요’에서 폭발했다. 한 케이블 음악방송에서는 1위 후보에까지 올랐다.
“그 때는 정말 기뻤어요. 다른 팀들에게는 별 것 아닌 일일지 몰라도 저희는 처음 1위 후보에 오른 거였거든요. 우리가 너무 좋아하면 다른 가수 분들이 무시할까봐 좋아하는 티는 많이 못냈는데 정말 기뻤어요. 그날 2위를 했는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어요.”(전율)
스텔라가 섹시함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호응이 없었을 것이다. 팬들의 호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이들이 갖추고 있는 음악적 재능이 훌륭했고, 들고 나오는 음악 자체가 좋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떨려요’에는 우리 의견 많이 들어갔어요. 이번 곡에 욕심을 많이 냈던 거 같아요. 그 전에 나온 곡은 회사의 의견이 많이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우리 의견이 많이 들어갔고 더 애착이 가서 열심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이 좋다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되고 다음 곡은 더 좋은 곡으로 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효은)분위기는 좋아지고 있지만 스텔라에게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회사의 규모가 작다보니 방송 섭외에서도 밀리고 오디션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벌써 5년차 그룹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미니앨범 한 장 내지 못했다.
“미니앨범도 내고 싶고 팬사인회도 하고 싶어요.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고, 많은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어요. 이제 데뷔했는 마음가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가영)
마지막으로 스텔라는 “‘스텔라’ 하면 ‘노래가 좋다’고 인정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노출이나 섹시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제는 음악이 좋다 그런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어요. 자극을 주지 않아도 우리 컴백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열심히 할 거예요.”(전율)/joonaman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