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가에는 음악과 예능을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파일럿으로 시작해 보란 듯이 정규 편성에 성공한 MBC ‘복면가왕’은 현재까지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심상치 않은 흥행세를 뽐내고 있는 또 하나의 음악 예능이 탄생했다. 바로 지난 26일 첫 방송된 SBS ‘심폐소생송’이다.
추석 특집 2부작 프로그램인 ‘심폐소생송’은 가수들의 앨범 속 타이틀곡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명곡 반열에 들기에 부족함 없는 수록곡을 함께 감상하고 추리하는 콘셉트의 특집 프로그램이다. 콘셉트로 보자면 작년에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와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뚜껑을 연 ‘심폐소생송’의 취지와 포맷은 전혀 달랐다.
우선 ‘심폐소생송’은 유명한 가수의 잘 알려진 곡이 아니라 반응 없이 묻힌 곡들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타이틀곡 위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팬이 아닌 대중들이 그들의 앨범 수록곡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이에 가수 본인은 아쉬움이 남는 곡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고, 시청자들 또한 몰랐던 명곡을 재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또한 무대를 원곡자가 아닌 일명 ‘심폐소생사’가 꾸민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요계 최강 보컬 군단으로 꾸며진 ‘심폐소생사’는 원곡을 색다르게 편곡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노래하며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이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원곡자가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 또한 높였다.
이처럼 ‘심폐소생송’은 기존의 음악 예능과 같으면서도 다른 행보를 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첫 방송에서는 무려 13년 만에 7인조 완전체로 컴백한 클릭비의 모습을 공개, 프로그램의 취지에 걸맞은 감동을 선사하며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도 했다. 단순히 명곡을 소개하는 방송이 아닌, 옛 노래와 얽힌 향수를 자극시키는 역할을 한 것.
본래 ‘심폐소생송’은 2부작으로 26일에 이어 28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 이상의 시청률로 보아 정규 편성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는 상태. 물론 파일럿으로 방송된 프로그램인 만큼 정규 편성을 고려한다면 개선돼야할 부분도 있다. 패널들의 불분명한 역할과 의미 없는 소생의 성공과 실패 여부, 원곡자와 심폐소생사의 아쉬운 분량 등이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기 때문.
그럼에도 첫 방송을 마친 ‘심폐소생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과연 이 기세를 이어나간 ‘심폐소생송’이 안정적으로 정규 편성의 대상에 오르며, 그 이름처럼 음악 예능에 새 새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