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진짜사나이’, 영원한 에이스도 구멍병사도 없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28 06: 59

‘진짜사나이’가 영원한 에이스도, 구멍병사도 없다는 세상살이 불변의 법칙을 보여줬다. 에이스 병사였던 전미라가 한 번의 보고 실수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겼고, 민폐 병사였던 제시는 어느 정도의 안정을 찾은 후 씩씩하게 군생활을 하고 있다. ‘진짜사나이’가 보여주고 있는 군대는 오르락내리락 변동이 많은 우리 인생사를 담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는 간부 양성 과정인 부사관 학교에 입소한 여군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여군 3기 멤버들은 훈련소와 부사관 학교, 그리고 독거미 부대까지 차근차근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소에서 전미라는 동기이자 군대에 적응하지 못해 헤매던 제시의 엄마 같은 존재였다. 제시를 챙기고, 자신의 훈련도 제대로 수행하며 든든한 에이스 병사였다. 부사관 학교에서도 제시를 챙기느라 바쁘지만 달라진 게 있다. 바로 암기에 약해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그는 분대장 후보생이 된 후 몇 차례의 보고에서 순서를 빼먹거나 단어를 혼동하는 실수를 했다. 제식 지적을 시작으로 살벌한 저녁 점호, 충격의 연속이었던 아침 점호까지. 전미라는 툭 건들면 울 것 같은 당황스러운 순간이 펼쳐졌다.

한 번 보고에 자신감이 없어지니까 간단한 보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보는 사람 모두 긴장하는 상황이 됐고, 말을 이어가지 못한 채 아침 점호를 망쳤다. 이 정도 되면 보고 트라우마였다. 전미라는 “이렇게까지 혼나본 적이 없다”라면서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절망스러웠다”라고 자책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스스로의 실수에서 시작된 트라우마. 전미라는 보고의 늪에 빠졌다.
물론 그는 훈련은 별 탈 없이 받았다. 토의를 거쳐 함께 수행해야 하는 훈련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제시와 함께 상점을 받을 수 있게 열심히 위장을 했다. 결국 두 사람은 모두 상점을 받으며, 전미라는 훈련소부터 이어진 ‘상점 여왕’의 자존심을 지켰다. 군대는 평범한 사람을 듬직한 군인으로 만든다.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군대에 들어왔다는 전미라는 잠시 보고의 늪에 빠졌지만 조만간 극복하고 다시 ‘에이스 병사’로 우뚝 설 것임을 예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해 걸어다니는 폭탄과도 같았던 제시가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엉뚱한 말을 했던 사유리가 알고 보니 현명한 대처법을 가진 ‘아이디어 뱅크’라는 것을 발견하고 있노라면 ‘진짜사나이’가 추구하는 뿌듯한 성장기가 전미라에게도 해당될 것임을 감지하게 된다. 영원한 에이스도, 영원한 구멍병사도 없는 군대. ‘진짜사나이’가 힘든 훈련과 따뜻한 동기애를 주고받는 시간을 보내면서 이뤄내는 성과는 바로 성장이다.
한편 스타들의 군대 체험을 담는 ‘진짜사나이’는 현재 여군 특집 3기를 방송하고 있다. 배우 유선·김현숙·한채아·신소율·한그루, 전 테니스 선수 전미라,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래퍼 제시, 걸그룹 CLC 유진, 트로트가수 박규리 등 10인이 함께 한다. 이 프로그램은 여군 특집이 시작된 이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여군은 대박을 터뜨린다는 흥행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늘 놓치지 않고 있는 '진짜사나이'의 위력이기도 하다. / jmpyo@osen.co.kr
[사진] ‘일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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