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기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저주처럼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닮은 목소리'로 이슈몰이를 하는 콘텐츠들이 있다.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와 JTBC '히든싱어'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단연 우승 후보감으로 꼽히는 트루디가 그 유사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마치 작은 윤미래를 보는 듯한 트루디의 음색, 래핑, 플로우는 처음듣는 사람이라면 귀를 의심케 할 정도다.
트루디는 최근 펼친 1:1 배틀에서 울컥하며 "내 눈물의 이유. 내 목소리 가짜라고 하는 이유. 미래 언닌 내 교과서. 난 언니 랩을 먹고 자랐어. 최고급 분유"라는 래핑으로 윤미래에 대한 리스펙을 표하면서도 '카피 목소리'라는 주위의 반응에 대한 설움을 폭발시켰다.
했앞서 트루디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근데 목소리가 윤미래 씨와 비슷하다. 그런 소릴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하며 눈물을 보였던 바다. "처음에는 저도 몰랐다. '어? 진짜?' 최고랑 비슷하다는 것은 정말 극찬인데. 계속 듣다보니까 '내거야'라고 해도 사람들이 안 믿어주더라. 이제는 사람들이 오해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제 목소리는 제 거니까”라고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트루디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의 보석이다. 대부분 어색해지는 무비트 랩으로도 흡인력과 쫄깃함을 보여주고, 실력만으로는 후보들 중에서도 그 누구도 쉽게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만약 트루디가 우승을 한다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바이벌의 특성상 그렇다. 앞서 바비가 '쇼미더머니3'에서 딜리버리 면에서 약하다는 지적에도 많은 이들이 우승에 동조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허스키한 목소리의 유니크함 때문이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제 1의 OO를 뽑는 것이 목표다.
다른 한켠에서는 이런 닮은 목소리가 축복이 된다.
27일에는 '히든싱어4'의 본격 방송을 앞두고, 기획된 '도플싱어 가요제'가 전파를 탔다. 시즌 1,2,3에서 화제가 된 가수와 모창자가 출연해 ‘베스트’를 뽑는 이 무대에서 임창정, 윤민수, 이승환, 휘성, 이재훈, 이수영, 환희가 자신의 모창자와 출연해 기량을 뽑냈다. 전 시즌의 레전드들이 출연한 만큼 본 경연 못지 않은,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안 아까운 공연들이 펼쳐졌다.
이 곳에서는 '도플갱어 같다'란 말이 최고의 칭찬이다.
휘성과 김진호는 ‘결혼까지 생각했어’를 열창했고, 판정단은 “도플갱어”같다고 소름 끼쳐했다. 이어 등장한 이수영은 우연수 외 남자 모창자 김재관과 함께 깜짝 무대를 선보였다. 김재관의 등장에 관객들은 놀라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윤민수와 김성욱은 감성이 폭발하는 무대를 펼쳤고, 마지막으로 등장한 이승환은 역시 라이브의 황제다웠다.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관객들에게 흥분시켰다. 이날 결국 300표 중 99표을 얻는 임창정-조현민 커플이 베스트 커플에 등극했다. 하지만 8커플 중 누가 베스트가 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막상막하 무대였다는 평이다.
일부 네티즌은 트루디가 '히든싱어'에 더 잘 맞는 가수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는데, 이는 네티즌이 문제라기 보다는 트루디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난관이다. 어느 쪽이든 듣는 이의 귀가 즐겁기는 마찬가지이긴 하나, 프로의 세계가 얼만큼 냉혹한지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 nyc@osen.co.kr
[사진] '언프리티 랩스타2', '히든싱어4-도플싱어 가요제'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