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그리고 복귀. 연예인 중에서도 특히 대중에 '웃음'을 줘야하는 방송예능인들은 그렇기에 컴백에 유독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저마다 다른 자숙 방법을 갖고 조심스레 대중에 한 발 다가간 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눈길을 향하게 만든다.
노홍철은 자신이 겪었던 것들에 대한 진솔함으로 다가갔다. 그의 모습에 찬반이 갈리고 있으나 '반가웠다'는 반응이 많은 것은 분명해보인다.
노홍철은 27일 방송된 MBC 추석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사건 이후,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것에 대해 전달하려고 했다. 특히 그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후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는 조언이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는 음주운전을 절대로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 일이 벌어진 후(음주운전) 어떤 연예인 형이 날 너무 걱정하더라. 괜찮다고 했지만 불안했던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노홍철은 “그 형은 일을 잘 하고 있는 형이다. 그 형은 그런데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 한다. 그래서 잘될 것이라고 말하는 조언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홍철은 “예전에는 나도 잘될 것이라고 응원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젠 잘돼 있는 사람이, 나랑 환경이 다른 사람이 잘될 거라고 말하면 그게 들릴까 싶다”라고 긍정적인 성격이 변했다고 털어놨다. 예전과는 다소 다른, 새로운 노홍철의 모습이다.
또 노홍철은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베를린으로 가는 히치하이킹에 성공한 후 네덜란드인에게 “운전면허 취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홍철은 “큰 실수를 했다. 음주운전 후 모든 것을 잃었다”라고 영어로 말했다. 그는 “음주운전 절대 하지마”라고 충고했다. 이날 방송 중에 음주운전과 관련해 그가 직접 언급한 것은 네 번이다.
장동민은 지난 13일 종영한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후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옹달샘이 진행했던 한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 비하, 삼풍백화점 피해자 관련 막말 논란 이후 자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자숙이란 '마음의 짐을 안고 방송에 나가서 계속해 사죄하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막말 논란 이후 바로 방송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냐?"라는 질문에 "자숙은 각자 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각하는 자숙은 마음의 짐을 안고 방송에 나가서 계속해서 사죄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제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의 대가로 방송을 쉬어라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집안의 가장이고 생업으로서 방송을 하는 것이다”라고 절박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한 다른 연예인들이 방송을 그만두고 쉬는 것은 각자의 판단이다”며 “제 판단으로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제가 잘못한 분들께 사과하고 웃음을 드리는 것이 사죄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계속해서 사과를 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통해 죄송한 마음을 전달하며 벌을 받고 있다"며 "생업을 책임진 가장으로서 역할과 방송인으로서 사죄하고 웃음을 주는 역할을 잘 하는것이 자숙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수근은 프로그램이 나서서 그의 잘못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이수근은 웹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에 출연 중인데, 그는 죄를 지어 벌을 받는 ‘서유기’ 속 손오공으로 변신, 저주파 안마기를 몸에 달고 여행을 다닌다.
비록 몸에 좋지만 당황스러운 자극을 선사할 수 있는 리모컨은 이수근의 몸개그를 유발하는 요소다. 이수근은 동생의 장난에 크게 화내지도 못하고 자신의 탓이라며 받아들인다.
이런 그림에는 도박 물의를 일으킨 후 2년여 만에 복귀한 이수근에게 본업인 개그맨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받길 바라는 ‘신서유기’ 출연자와 제작진의 마음이 투영돼 있다. 제작진은 이수근의 몸에 저주파 안마기를 장착하면서 불이익을 준 것뿐 아니라, 자막으로도 그의 잘못을 꾸짖으며 속죄의 개그를 펼치게 만든다.
강호동이 금연에 성공했다고 말하고, 은지원이 게임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말한 후 다음 장면은 이수근이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이다. 또 “도박문제”, “친절상담”, “도박필패”, “패가망신” 등의 자막 등이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이른바 '디스 개그'다. 쉬쉬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것이 아닌, 대놓고 질책한다. 물론 예능이기에 웃음을 동반하지만. 그럼으로써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풀리게 한다. '이렇게 혼내고 있으니 조금만 너그럽게 봐 달라'는 제작진의 애교어린, 그러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게 자숙은 분명 필요한 것이나 그 방법에 꼭 정답이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모범답안은 있을 수 있는데, 그건 대중에 달렸다. / nyc@osen.co.kr
[사진] MBC, '신서유기' 캡처, 코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