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호재 감독이 MBC 동명의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원작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연출자인 손창우 PD가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예능판 연출자인 손창우 PD는 28일 오후 OSEN에 “이호재 감독님이 방송 제작 전에 원작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부분을 방송에 넣어달라고 하셨다”라면서 “우리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보도자료에도 이호재 감독님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고, 감독님과 논의를 했다고 알렸다”라고 밝혔다.
손 PD는 “다만 우리는 방송에 자막을 통해 이 같은 원작에 대한 표기를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원하던 방향과 달랐던 것 같다. 감독님께 전화를 해서 죄송하고 오해가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작진으로서는 예우를 갖춰 자막을 제작하고 사전에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영감을 얻은 원작을 알렸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라면서 “감독님과 원만하게 협의를 마쳤고 2부 때는 감독님이 원하는대로 최대한 자막을 넣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호재 감독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예능판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MBC 예능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원작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표절과 모티브의 가장 큰 차이는 모방을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과 그렇지 않음에 있다. 진실은 단순하고 정직은 단단하고 진리는 단아한 법”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MBC 예능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중에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 대한 모티브임을 명시하는 단 하나의 조건으로 원작자로서 그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콘셉트와 타이틀에 대해 동의를 했다. 하지만 정작 본 방송에는 내게 감사하다는 짧은 코멘트뿐이었다. 내게 받은 도움이 아닌, 모든 걸 영화에서 복제하듯 붙여 넣고 말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이 감독은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나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 맴버들을 비롯 영화를 애정해주셨던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작게나마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죄송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내 이름 따위가 아닌 원작의 모티베이션에 대한 언급이 반드시 필요했다. 원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배려가 결여 돼 실망스러울 따름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지난 27일 방송 말미에 원작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호재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자막을 삽입한 바 있다. 담당 연출자가 이 감독과의 협의를 잘 마친 것으로 알려지며 일단 원작 표기 미숙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원작자를 배려한 자막은 28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2부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그램은 노홍철과 청춘들이 최소 경비로 유럽 여행을 하는 모습을 담는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