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족 예능이냐고 묻는 많은 이들에게 ‘위대한 유산’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MBC 추석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이 가족 예능의 홍수 속에 부모의 직업을 자녀가 함께 겪어보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차별점과 스타들의 따뜻한 속내로 안방극장을 울렸다.
28일 방송된 ‘위대한 유산’은 가족을 책임진 부모의 직업을 체험하며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는 구성을 띠었다. 부활 김태원은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래퍼 산이는 미국에서 청소부를 하는 아버지와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에이핑크 보미는 엄마 대신에 하루 동안 슈퍼를 운영했다.
예상대로 부모의 일을 크게 도운 것은 아니었다. 산이는 청소를 하는데 있어서 버벅거렸고, 보미 역시 물건을 잘 팔아치운 것도 아니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부모의 고단한 생업전선을 알게 되며, 존경심과 사랑을 키우게 됐다. 하루라도 쉬면 주변 사람들이 더 멀리 물건을 사러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기에 쉬지 못한다는 보미 어머니의 말, 미국 이민 후 우울증에 술을 먹고 괜한 화풀이를 가족에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있는 산이의 아버지의 애달픈 고백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들이 안타까우면서도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없어 더 가슴이 미어지는 김태원의 고뇌 역시 오래도록 가슴 깊이 남았다.
같은 일을 하면서 부모의 책임감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 산이와 보미. 자폐아 아들을 아내에게 떠넘기고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김태원은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누군가에게는 부모의 깊은 사랑을 느꼈고, 누군가는 부모의 고달픔을 이해했으며, 누군가는 아들에 대한 벅찬 사랑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어쩌면 가족 예능이 끝물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매번 새로운 예능이 탄생할 때마다 큰 감동을 여기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 수 있는 가족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느끼는데 있어서 직업 체험이라는 장치를 택한 ‘위대한 유산’은 추석 연휴 안방극장에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이 결정되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안방극장에 뭉클한 감동을 안긴 ‘위대한 유산’이 추석 연휴 후 다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사진] ‘위대한 유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