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시간대도 괜찮단다. 전현무의 KBS 복귀 프로그램, ‘전무후무 전현무쇼’가 전현무 혼자만으로도 꽉 채워진 큰 웃음을 선사한 가운데, 한 번만 보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중독성 강한 B급 감성의 ‘병맛’ 개그가 다시 시청자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금의환향한 전현무는 내친김에 정규 편성까지 따낼 수 있을까.
전현무는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전무후무 전현무쇼’에서 대담부터 섭외, 뉴스 진행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내며 프로그램을 가득 채웠다. 3년 만에 KBS로 복귀한 그는 자신을 KBS의 아들이라고 소개하고, 각오에 걸맞은 다양한 활약으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뉴스 스튜디오에서 무표정으로 춤을 추고, 대담 진행을 하고, 급 섭외로 코너 하나를 뚝딱 만들어내는 전현무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린 대활약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이날 전현무는 이계인과 김흥국을 초대해 대담을 나누면서, 롱런하는 이들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김흥국은 전현무가 롱런 비결을 묻자 “여자를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현무는 “여자를 만나면 1년 정도 사귄다”며 “외모를 본다”고 털어놨다. 김흥국은 “외모는 잠시다”라고 했지만 이계인은 “저 따위 말 믿지 마라. 위선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전현무는 전무후무 전현무념무상 대회를 열었다. 전현무는 여의도 공원에 나가 사람을 모았다. 전현무는 당일 섭외에도 김도균, 육중완, 전효성, 예정화, 하석진, 최희, 김풍, 일리야, 장동혁, 홍진호 등을 섭외, 이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웃음을 참는 게임을 펼쳤다. 이들은 김현정의 노래에도 꼼짝하지 않거나, 거짓말 탐지기 게임 등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끝까지 버텨 1등을 차지한 장동혁은 조명이 없어 어두운 야외에서 급 마무리를 지으며 ‘은화’로 포장된 100원짜리 동전을 가져갈 수 있는 만큼 가져가라는 황당한 상금에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또한 전현무는 한을 풀 듯 뉴스까지 진행했다. 전현무는 말끔한 차림새를 하고 스튜디오에 서서 앵커와 기자로 분해 미래보고서 코너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현무는 개인기로 춤을 추거나, 아이들을 인터뷰하며 돌발 발언에 빵 터지는 표정으로 보는 이에게도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전현무는 3년 동안 KBS의 출연이 정지됐던 한을 풀 듯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웃음을 유발했다. 또 전현무의 깐족거리는 매력이 일품인 안무를 출연자가 함께 따라하며 즐기는 모습은 다함께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이 방송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현무의 전무후무쇼’는 국내 공중파에서는 새롭게 시도되는 1인 미니멀라이즈 방송으로 최저 예산, 최소 세트, 열린 포맷, 1인칭 전지적 전현무 시점이라는 색다른 콘셉트를 지향했다. 이에 따라 한 회가 토크쇼, 야외 VCR, 전현무가 직접 진행하는 뉴스까지 기상천외한 구성으로 진행됐다. 특히 전현무는 아나운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걸고 진행한 이 프로그램에서 기대에 걸맞은 활약으로 웃음을 안기며,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떠났던 3년 전과 비교해 존재감이 훌쩍 커진 모습을 보여줘 다음이 더 궁금하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KBS 출신인 그는 KBS에 마련된 멍석 위에서 마음껏 뛰고 구르며 제역할을 해냈다는 반응이 지배적. 전현무는 "내 생애 이런 방송은 처음이다. 한 회 방송을 위해 6일을 촬영했다"며 "자신 있게 말하겠다. 정말 최선을 다 했다. 이 프로그램에 내 모든 걸 하얗게 불태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현무의 노력이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jykwon@osen.co.kr
[사진]‘전무후무 전현무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