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서강준과 행복한 삶을 살게 될까.
조선이 청나라의 손아귀에 넘어갈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왕권 안정과 백성들의 삶을 위해 고군분투 해온 이연희의 오랜 꿈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예고를 통해 반대 세력이던 조성하가 의금부로 압송되면서 행복한 결말에 가까워진 듯하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 49회에서 강주선(조성하 분)이 청군을 이용해 조선을 위기에 몰아넣을 궁리를 했고, 그의 아들 인우(한주완 분)는 양모가 보낸 자객에 의해 부상을 당한 몸으로 아버지를 쫓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다 인우는 주선이 홍주원(서강준 분)을 노리고 쏜 총에 맞아 목숨이 위태로워졌다. 이는 애모하던 정명공주(이연희 분)와 막역지우 주원이 행복하게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다. 정명이 그토록 아끼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떠나게 되면서 안타까움이 배가됐다.
사실 지금껏 공주로 태어난 정명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했다. 공주에서 노예로, 노예에서 다시 공주가 되었지만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광해군과 인조, 효종까지 세 명의 왕위를 거치면서 왕권 안정을 위해 제 한몸을 받쳤다. 뿐만 아니라 여자의 몸으로 전쟁에 군사정변까지 겪으면서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군사정변에도 끝까지 궁에 남아 백성들을 지켰다. 또한 이괄의 난에도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공주로 태어난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왕 못지않은 과감한 결단력과 현명한 판단력을 보여줬던 정명공주. 백성을 버리고 떠난 인조와는 달리 "나라의 주인은 백성"이라는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안기기도 했다. 이 묵직함은 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물론 픽션을 가미한 '화정'은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은 있다. 인조 때 청나라는 청태종의 송덕비를 강제로 세우게 하고, 명에서 벗어나 완전히 청에 예속시켰다. 치욕을 겪은 인조는 정치적 뜻을 펴보지 못하고 당파 싸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허송 세월을 보냈다.
뒤를 이은 효종은 이같은 굴욕을 씻기 위해 성을 개조하고 북벌계획을 지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재 '화정'에선 청나라가 조선을 장악하진 못했다. 정명공주가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결말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화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