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神-객주 2015’가 조선시대를 빗댄 각종 패악과 음모들을 투영시키며 2015년 사회 일침 개념 드라마에 등극했다.
‘장사의 神-객주 2015’(극본 정성희, 이한호, 연출 김종선, 제작 SM C&C)는 대한민국 대표 명품 배우들의 호연과 정성희, 이한호 작가의 초스피드 스토리 전개, 김종선 감독의 수려하고 입체적인 연출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안방극장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3, 24일 방송된 ‘장사의 神-객주 2015’ 1, 2회 분에서는 2015년 대한민국 세태 양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조선대 모습들이 담겨 시선을 집중시켰다. 조선시대에 만연했던 갑질 행태-정경 유착-고리대금-불법 뇌물 등 비리의 행태들을 낱낱이 묘사, 지금 현시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폐부들을 그대로 들춰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것.
우선 조선시대나 현재나 최고의 가치인 ‘돈’과 관련된 탐욕과 이를 독점하려는 ‘갑’들, 상생을 무시하고 돈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탐관오리들의 갑질 횡포로 인해 고단한 삶을 사는 ‘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극중 개성부 유수 김보현(김규철 분)은 한낱 장사치 주제에 자신에게 고개를 조아리지 않는 개성 최고의 ‘천가 객주’ 천오수(김승수 분)가 못마땅했던 터. 천오수를 대신하려는 차인객주 길상문(이원종 분)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돈을 갖다 주지 않아서 선혜청 당상 인선에 떨어졌다며 자신에게 돈을 바치지 않는 ‘천가객주’에 대해 불만을 터트렸다. 돈을 벌어오는 객주들에게 일종의 뇌물을 받는 정경 유착과 고위관직을 돈을 이용해 사고파는, 매점매석 행태까지 빠짐없이 등장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고리대금업자 같은 일을 하는 환전객주 김학준(김학철 분)은 길상문에게 미끼를 던져 ‘천가객주’를 씹어 삼킬 계획을 세웠다. 길상문을 꼬드겨 단돈 3만냥에 천가객주를 담보 잡은 김학준은 음모를 꾸며 길상문이 팔려는 흑충 가격마저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급기야 길상문은 늘어난 이자로 인해 갚을 돈만 5만 냥이 넘은 데다, 흑충 마저 팔지 못하게 되면서 돈을 융통할 수 없게 됐던 상태. 결국 김학준으로부터 아편밀매를 하라는 협박까지 받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이자로 배를 불려 서민들을 착취하는 고리대금업자의 악랄함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그런가하면 길상문이 환전객주로부터 돈을 빌리게 된 이유는 한양 육의전에 들어가기 위한 ‘불법 거래’로 돈을 바쳤기 때문. 이전에 우피를 밀매하자는 조성준(김명수 분)의 제안을 받았을 때도 길상문은 뇌물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에 갈등했던 바 있다. “선혜청 당상에, 호조에 바칠 인정전이 필요했다”며 울부짖는 길상문의 모습에서 현시대에도 심심치 않게 통용되고 있는 ‘불법 거래’와 뇌물이 당시 에도 만연돼있었다는 점에서 현실성을 높이고 있다.
제작사 측은 “조선시대보다 지금이 훨씬 더 돈이 계급이 되고,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대다. 이 시대를 둘러싼 가장 큰 화두가 바로 돈”이라며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는, 잘못된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다. ‘장사의 神-객주 2015’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진정한 돈의 가치는 무엇인지, 어떤 정의로움이 필요한 사회인지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jykwon@osen.co.kr
[사진]SM C&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