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청춘들이 많이 아프다. 더이상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로 위로받을 수 없다. 연애 결혼 출산 '3포'에 이어 인간관계 주택구입 희망 꿈을 더한 '7포'까지 등장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이제는 청춘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위로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 예능가에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힘을 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육아'·'쿡방' 예능에 이어 예능계를 관통할 새로운 키워드는 '청춘'이 아닐까.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치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 청춘(靑春). 지금 청춘을 누리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 추석특집 파일럿으로 편성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tvN드라마 '두번째 스무살', KBS2 '청춘FC 헝그리일레븐' 등이 그러하다.
이 프로그램들은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꿈을 가지고, 어떠한 마음으로 살고 있느냐는것을 강조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성실함과 도전의식을 겸비하지 않으면, 좋은 학력과 스펙을 갖추었어도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세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청춘 코드'를 짚어봤다.
■'히치하이킹', 여행으로 삶의 의미 깨닫다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방송된 '잉여들'은 10개월 동안 자숙기간을 거친 '잠재적 잉여' 방송인 노홍철과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포텐 충만' 잉여들의 리얼 유럽 여행기를 담았다. 동유럽부터 서유럽까지 유럽 전역을 힘겹게 횡단하며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청춘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잉여들'은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평범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 것이다. 이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유럽 여행을 하며 매 순간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그곳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얻게 됐다. '잉여' 취급을 받는 청춘들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두번째스무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은 19세에 덜컥 아이 엄마가 돼 가사일에만 집중하던 38살 하노라(최지우 분)가 15학번 대학생 새내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못 다 피운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 만학도가 된 아줌마의 대학 생활이 발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인생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스무 살 아들 민수와 함께 대학에 입학하는 하노라는 좌충우돌하며 청춘 한가운데 우뚝 서게 된다. 기성 세대지만 현실은 청춘들과 다를 바 없는 것. 그녀가 청춘들과 함께 배우면서 꿈을 꾸고, 위로 받고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젊음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청춘FC', 한 맺힌 청춘들의 마지막 도전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절망의 끝자락에 선 20대 청춘들의 도전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꿈을 접기엔 너무 젊은, 하지만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한 맺힌 청춘들의 마지막 도전을 그린다. 선수 선발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 가운데 절실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이미 실패를 한 번 이상 경험한 도전자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가슴 뜨거웠던 시절을 회상하게 해주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청춘FC' 선수들이 흘리는 그 땀방울이 참으로 소중하고 가치 있다.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답지만 꿈을 향해 함께 도전하는 동료와 그 길을 앞에서 끌어주는 멘토가 있을 때 더 빛날 수 있다. 늘 가슴 속에 품고만 있었던 꿈을 위해 힘들고 거친 길에 오른 청춘들. 하지만 그들 옆엔 든든한 동료와 멘토가 있기에 앞으로의 길이 그리 험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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