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반인 예능의 탄생이다. '덕후'라는 좀 더 전문적인 일반인들이 출연해 다양한 사연을 전하면서 깨알 같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오드리 헵번의 친 아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이주기도 하고, 전문가들보다 더 전문가 같은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확실히 그간 봐왔던 일반인 예능과는 다른 묘미가 있다.
29일 오후 MBC 추석 예능 파일럿 '능력자들'이 전파를 탔다. 이 프로그램은 ‘세상은 넓고 덕후는 많다 - 본격 덕질 장려 프로젝트’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웠다. ‘능력자들’은 우리 주변 숨은 능력자들을 찾아 그들의 능력을 공개하고 현대인의 취미생활을 장려하는 구성이다.
‘덕후’는 한 분야를 파고들어 준전문가가 되는 이들을 부르는 말. ‘덕밍아웃’은 자신이 ‘덕후’라고 세상에 알린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이들의 독특한 사연과 어디서도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들이 흥미롭다.
이날 방송에는 4명의 덕후들이 출연했다. 처음 전해진 명배우인 故 오드리 헵번 때문에 인생이 바뀐 21년 ‘오드리 헵번 덕후’의 사연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드리 햅번 덕분에 그림을 그리고 연기를 하고 조소를 시작했다고. 더욱 놀라운 것은 헵번의 친 아들과 친분을 유지했고, 그를 실제로 스튜디오에 초대했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로 출연한 치킨 덕후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치킨의 튀겨진 생김새만으로 브랜드와 맛까지 모두 꿰고 있는 치믈리에 자격증 소유자로 치킨의 유래와 역사를 설명했다. 이어 치킨 능력자와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실력을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무한도전'을 사랑한 '무도 덕후'는 '무도'에서 발표된 곡의 1초만 듣고도 곡 제목을 정확히 맞내며 주변을 놀라게 만들었다. 멤버 광희보다도 '무한도전'에 대해 더욱 잘 알고 있어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나왔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사극 덕후'는 사극배우들의 얼굴만 봐도 어떤 드라마의 어떤 역할이었는지 술술 이야기했고 진행진은 놀란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최근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능력자들' 역시 비슷한 포맷이 아니냐는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 결과물이 꽤나 신선하고 새로웠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파일럿으로 편성됐으며,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 정규로 편성을 고려할 예정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능력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