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특집 예능임은 확실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아이돌들이 발생하고, 수백 명의 아이돌 가수가 출연함에 따라 다수의 아이돌 멤버들이 소위 말하는 ‘병풍’신세가 된다는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왔다. 그럼에도 ‘아육대’가 5년 간 명절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찾아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MBC 명절 특집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의 진가는 지난 28일과 29일 방송에서 확실히 입증됐다. 아이돌들의 체육대회에 그치지 않고, 협업과 경쟁, 화합을 통해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명절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 것. 회를 거듭해오면서 쌓인 노하우가 분명히 안정감을 더한 느낌이다.
그렇게 체육대회는 ‘축제’로 거듭나며 확실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5년간 명절마다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11회를 맞으면서 좀 더 안정되고, 성숙해진 모양새. 산만함을 최소화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극대화한 연출이 돋보였다.
지난 29일 방송에서는 반전과 이변의 주인공들이 대거 탄생했다. 마마무가 첫 출연에 우승후보 씨스타 포미닛을 누르고 여자 양궁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우승후보로 거론되지도 않았던 EXID와 방탄소년단이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처음으로 진행된 여자 씨름의 우승팀은 나인뮤지스였다. 최종 종합 우승은 갓세븐과 방탄소년단 원더걸스 등이 속한 ‘사장님이 누구니’ 팀에게 돌아갔다.
안정된 프로그램의 분위기만큼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돌들은 열띤 경쟁을 펼치면서도 페어플레이와 안전을 우선시하는 자세로 보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상을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키고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실 이번 ‘아육대’의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녹화 전 시적된 몇 가지 변화들 덕분이다.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청 신청을 받아 팬클럽 위주의 축제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에게도 객석을 제공했다. 이 같은 변화는 ‘아육대’가 팬덤을 넘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던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종목 중 씨름을 넣은 것과 외국인으로 구성된 ‘월드팀’을 편성항 것도 축제 분위기를 더하는 포인트. 씨름은 ‘명절’ 하면 빠지지 않는 스포츠. 한가위 분위기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경기이기에 ‘여자 단체 씨름’을 종목에 넣은 것은 꽤나 적절한 선택이었다. 국내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이돌 멤버들이 뭉칠 수 있도록 ‘월드팀’을 꾸린 것도 축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요소였다.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개막식부터 패막식까지 좋은 자세를 보여주며 화합하고 어우러진 아이돌 멤버들은 활기차면서도 정돈된 분위기로 프로그램을 꾸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육대’는 점차 명절 고정 프로그램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아육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