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극본 황주하, 연출 유인식)이 지난 29일 18회의 여정을 마치고 종영됐다. 최영진(김희애 분)은 악의 근원이었던 강태유(손병호 분)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그리고 강력 1팀은 최영진의 지시 아래 다시 한 번 국제 범죄 소탕을 위한 작전으로 똘똘 뭉치며, 앞으로도 계속 맹활약할 것임을 암시했다.
‘미세스캅’은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인 형사 아줌마 최영진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담은 드라마다. 김희애가 베테랑 여형사로 변신해 화제를 모은 ‘미세스캅’은 방송 2회만에 경쟁작이었던 MBC ‘화정’을 꺾고 월화극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9회부터는 월요일 오후 10시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KBS 1TV ‘가요무대’까지 제치며 안방극장 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끊임없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한 ‘미세스캅’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재미를 선물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실 ‘미세스캅’이 처음부터 환영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우아함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김희애가 형사가 되어 악을 쓰며 구르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겐 다소 어색하게 다가왔기 때문. 또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답답하게 묘사되는 형사들의 모습이 반가울 리 만무했다. 하지만 매 회 사회 약자의 편에 서서 악을 소탕하고 정의 실현을 위해 앞장서는 김희애표 최영진과 조금씩 기가 막힌 팀워크로 범인을 검거하는 강력 1팀의 속 시원한 활약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누구도 관심 하나 가져주지 않는 10대 소녀의 억울한 죽음 앞에 분개하며 함께 울어줄 줄 알고, 모두가 안 된다며 포기하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도 절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최영진은 안방극장에 위로와 공감, 그리고 통쾌함을 선사했다. 최영진은 답답하고 짜증나는 현실 속 그래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인 셈이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최영진의 위기에 가슴을 졸이고, 활약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끼곤 했다. 10대 소녀들을 상대로 흉악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부터 검은 돈에 현혹돼 비리를 저지르는 검사, 기밀 정보를 빼돌리고 사건을 조작하는 고위 경찰을 보면서 함께 분노하고, 통쾌한 결말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결말로 흡인력을 높인 ‘미세스캅’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진우(손호준 분)와 민도영(이다희 분)의 형사로서의 성장 이야기와 러브라인이다.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최고의 콤비가 되어 가는 과정은 극에 재미를 더하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조재덕(허정도 분)와 이세원(이기광 분)의 찰떡 콤비 활약, 최영진과 박종호(김민종 분)의 복잡 미묘한 러브라인 역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미세스캅’이 강력 1팀이 다시 한 번 뭉치는 것으로 막을 내리자 시청자들은 시즌2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그만큼 이 극이 남긴 파급력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영리한 수사극으로 평가 받은 ‘미세스캅’이 과연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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