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입원했던 정형돈이 지난 추석 당일 퇴원하고, 정상적으로 방송 스케줄을 이어간다. 특히 정형돈이 입원 전 투혼을 발휘해 녹화에 참여했던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속보이는 라디오-여우사이'가 호평을 끌어내면서, 그의 노력이 정규 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형돈은 지난 19일 자정 진행된 '여우사이' 라디오 생방송 당시에도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책임감을 갖고 방송에 끝까지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정형돈은 주위의 만류에도 '여우사이' 라디오 생방송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방송에 임했고, 이후 병원에 입원했던 것.
이에 지난 29일 공개된 '여우사이'에서는 정형돈이 아픈 몸을 이끌고 녹화에 참여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정형돈은 기침을 참으며 오프닝을 진행했고, 2부를 마치고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 방송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던 정형돈이기에,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유희열은 더욱 안타까워했다. 첫 방송을 진행하는 날, 컨디션이 최악인 정형돈은 스스로 가장 괴로웠을 터. 하지만 정형돈은 청취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웃음까지 선사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또한 정형돈과 호흡을 맞춘 유희열은 베테랑 라디오DJ 답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초보DJ 정형돈을 이끌었다. 그는 컨디션마저 최악인 초보DJ 정형돈을 챙기느라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지만, 따뜻한 정이 있는 라디오의 매력을 시청자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해냈다. 치열한 일상에서 여유를 전달한 유희열의 안정적인 목소리가 그의 라디오를 기억하는 시청자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라디오 대본을 처음 써보는 유병재도 긴장감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다가 유희열과 정형돈이 자신의 대본을 엉망으로 연기하자 “연기를 드럽게 못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뻔뻔한 멘트로 정형돈과 맞서는 등의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문학평론가에 로고송 제작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낸 유병재는 그만의 B급 감성을 녹여내며 ‘여우사이’만의 독특한 웃음의 색을 만들었다.
‘여우사이’는 라디오 제작 뒷이야기를 모두 보여준 진짜 ‘보이는 라디오’로 시선을 끌었다. 생방송에 바짝 긴장한 스태프들은 물론, 마이크 뒤의 DJ 표정과 전화 연결한 청취자들의 모습, 또 실시간으로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의 댓글까지 모두 담아내 보다 풍성한 그림을 완성해 신선함을 안겼다.
정형돈이 투혼을 발휘한 '여우사이'는 늦은 밤 방송과 더불어 드라마의 종영 등과 맞물리며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2.2%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색다른 시도로 호평을 끌어내며 화제성을 잡은 '여우사이'의 정규 편성 여부는 아직 모르는 일. '4대 천왕' 정형돈의 투혼이 빛난 '여우사이'가 다시 시청자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jykwon@osen.co.kr
[사진] '여우사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