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시청률 성적표는 늘 좋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아 MBC 명절 특집의 간판으로 나선 '아육대'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5 아이돌스타 육상·씨름·농구·풋살·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추석 연휴 안방을 찾았다.
28~29일에 나눠 전파를 탄 '아육대' 1~2부는 각각 9.2%, 9.9%(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 3사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수치다. 욕하면서 본다는 공식이 또다시 통한 셈. 특히 올해엔 300여 팀이 넘는 역대 최대 인원이 참가한 까닭에 팬덤 시청률을 확실히 확보했다.
이런 시청률 때문에 '아육대'는 MBC로선 버릴 수 없는 카드다. 하지만 참가 아이돌 멤버들의 부상 염려와 식상한 볼거리 등이 매번 문제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하나 더. 수백 명의 스타가 출연하지만 방송 시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편집 및 분량 논란이 잇따르곤 한다.
개막식 때 등장하는 컷만 잡히는 이들이 대다수다. 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무도 경기에 출전했는지 모르기도. 가장 큰 희생양은 만만한 신인 그룹들이다. 출전 명단에 이름만 올리고 카메라에 한 컷 잡히지 못할 때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신인들로선 기를 쓰고 경기에 참여해 메달을 따야 한다.
올해는 메달을 땄는데도 2% 아쉬운 방송 분량을 얻은 이들이 있다. 오마이걸 비니는 육상 60m 여자 결승전과 400m 계주에 출전해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중계진은 이전 챔피온인 달샤벳 가은, 카라 구하라만 언급했다. 계주에서도 1등인 EXID만 조명됐을 뿐 신인 오마이걸의 활약은 생략됐다.
단거리 예심에선 더욱 노골적이었다. 러블리즈 정예인과 AOA 찬미가 선두로 달려나갔지만 중계진은 시크릿 한선화 이야기만 나눴다. 예선 조 1위를 기록한 소나무 디에나도 마찬가지.
선택과 집중으로 핵심 부분만 중계하는 게 맞는 일이지만 어찌됐든 신인으로선 서러운 일이다. 물론 편집된 게 신인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지만 이 외의 통편집 수모는 루키들이 떠안았다.
'아육대'는 신인들이 스타로 가는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제국의아이들 동준, B1A4 바로, 비투비 이민혁 등은 육상 경기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어 '체육돌'로 급부상했다. 씨스타는 '아육대'가 낳은 '체육 여신'이 됐고 달샤벳 가은, 타히티 지수, 빅스타 필독 등이 이 프로그램에서 팀의 인지도를 높였다.
고마운 점도 많지만 섭섭한 것도 큰 '아육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육대' 딜레마에 신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억울하면 뜨라'는 댓글이 더욱 가슴을 후벼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아육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