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무한도전’, 홍보 의혹 떨친 더빙 도전의 진심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01 06: 59

역시 ‘무한도전’은 도전할 때 가장 ‘무한도전’다웠다. 프로그램을 흠집내기 위한 일각의 트집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임한 더빙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이에 무한도전표 ‘비긴 어게인’은 파일럿과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26일 방송을 통해 추석을 맞아 ‘주말의 명화’라는 타이틀로 영화 ‘비긴 어게인’ 목소리 연기에 도전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이나 사라져가는 문화 등 언제나 비주류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던 ‘무한도전’의 이번 과제는 더빙이었다.
명절마다 외화가 안방극장을 점령하던 예전과는 달리, 현재는 큰 흥행을 기록한 한국 영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더빙보단 자막이 익숙한 젊은 세대에 맞추며 더빙판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태. 이에 ‘무한도전’은 성우들을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또 진지하게 녹음에 임하는 자세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바를 느끼게 했다.

특히 단순히 영화를 볼 때는 알 수 없었던 숨어있던 성우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막이 아닌 성우들의 연기를 통해 탄생해 듣는 작품의 매력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독보적인 사랑과 관심을 차지하는 만큼,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 일각에서 ‘무한도전’의 더빙 도전을 두고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허울 좋은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무한도전’ 관계자는 OSEN에 “이번 ‘비긴 어게인’ 더빙판은 ‘무한도전’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MBC에서 방영권을 구입해 갖고 있긴 했지만, 이번 추석 연휴에 편성될 계획이 없었는데 저희 측에서 예전 명절 연휴 때 많이 보던 더빙 영화에 도전해보자는 얘기가 나와서 편성국에 직접 제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비상시 더빙이 아닌 자막 방송으로 나갈 영화였으나, 마침 ‘무한도전’의 제안으로 더빙판으로 방송하게 됐다는 것.
또한 그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빙에 도전하기 전 안지환 성우를 비롯한 여러분에게 말씀드렸더니, 더빙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즐거운 도전이라며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하시더라”라며 성우들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어 성우들의 기회를 ‘무한도전’이 가로챈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성우들의 일자리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일회성 더빙이니 재밌는 이벤트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성우들은 오히려 이번 비긴 어게인 프로젝트에 잘 돼야 한다고 멤버들의 레슨뿐만 아니라 작은 역할이라도 돕겠다고 적극적이었다”라며 일축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베일을 벗은 더빙판 ‘비긴 어게인’을 통해 증명됐다. 모르고 봤다면 전문 성우의 연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더빙 연기를 펼친 멤버들의 진심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 하하와 유재석은 각각 주인공 댄과 데이브 역을 맡았고 나머지 멤버들이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며 전문 성우들과 합을 맞췄다.
이처럼 ‘무한도전’은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낫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며 논란 아닌 논란을 종결시켰다. 각자 맡은 역할에 녹아들며 숨을 불어넣은 멤버들의 연기와 열정은 단순히 예능적인 재미가 아닌 더빙에 대한 편견을 깼을 뿐 아니라, 사라져가는 더빙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화두를 던진 셈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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