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던 ‘미세스캅’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놀라운 것은 최종회 방송 이후 포털 기사창에는 “시즌2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는 것. 과연 이처럼 ‘미세스캅’이 종영하자마자 시즌2를 염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이유는 뭘까.
지난 29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경찰로는 백점, 엄마로선 빵점.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경찰 아줌마의 활약을 통해 대한민국 워킹맘의 위대함과 애환을 그린 드라마다. 특히 전작인 JTBC ‘밀회’에서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김희애가 여형사로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해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 역시 ‘미세스캅’의 뜨거운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
김희애는 극 중 뜨거운 심장과 차가운 두뇌를 가진 산전수전 공중전을 섭렵한 능구렁이 경찰아줌마 최영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간 여배우로서 청순한 미모와 고고한 이미지를 가진 그였기에 형사 역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첫 회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거칠기 그지없는 말투를 구사하는 김희애의 모습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오히려 여타 드라마 여주인공의 행보와 달리,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최영진 캐릭터는 ‘걸크러쉬’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 강 회장(손병호 분)에게 직접 총을 쏴 복수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정도.
‘미세스캅’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막장과 멜로가 주를 이루는 한국 드라마에서 수사물이라는 장르를 택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수사전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동 요소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극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최영진과 강 회장의 싸움은 매회 누가 우위에 서냐에 따라 보는 이들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하며 잘 만든 수사극 장르의 본보기가 됐다.
극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강력 1팀의 호흡 또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희애를 비롯해 김민종, 손호준, 이다희, 허정도, 이기광로 이루어진 강력 1팀은 극이 진행되는 내내 끈끈한 우정과 눈물겨운 의리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는 성공적인 수사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됐으며, 극에 몰입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
특히 ‘썸’인 듯 ‘쌈(싸움)’인 듯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던 손호준, 이다희와 티격태격하며 귀여운 남남케미를 뽐냈던 허정도와 이기광은 ‘미세스캅’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렇듯 탄탄한 스토리와 더불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매력 포인트들로 유종의 미를 거둔 ‘미세스캅’은 방송 말미 해체됐던 강력 1팀이 다시 뭉치는 모습이 그려지며, 혹시 시즌2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였다. 과연 많은 이가 기대하는 것처럼 시즌2로 돌아올 ‘미세스캅’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