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발가락이 아니라 목소리로 하는 거죠"
발가락 골절 따윈 에일리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록 댄스곡을 의자에 앉아서 소화해야 했지만 가창력 만큼은 꺾이지 않았다. 깁스한 무대 위 디바 에일리가 데뷔 3년 반 만에 첫 정규 앨범을 들고 컴백했다. 그야말로 부상 투혼이다.
에일리는 3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린 첫 정규 앨범 '비비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너나 잘해'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다리를 깁스한 까닭에 의자에 앉아 춤을 췄고 댄서들 사이에서 묻히지 않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에일리는 "아쉽지만 이번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많이 하지 못한다. 부상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한 눈빛 연기를 무대에서 해 보려고 한다. 표정 연기를 연습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에일리는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넘어지는 라디에이터에 오른쪽 발등이 찍히는 부상을 입고 깁스를 했다. 컴백 직전 당한 부상이라 속상했지만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컴백을 강행했다. 첫 정규 앨범이라 에일리 스스로의 의지도 컸다.
그는 "정규 앨범이라 보여 주고 싶었던 게 많았는데 다 못 보여 드려서 안타깝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앨범에 대한 실망감까지는 드리고 싶지 않아 이렇게 컴백했다. 빨리 팬들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난 노래하는 사람이니까"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타이틀곡 '너나 잘해'는 그루브 있는 기타 연주와 섹소폰 리프가 귓가를 자극하는 셔플 리듬의 곡이다. 앞서 '보여줄게', '유앤아이', '손대지마' 등에서 강한 여성상을 노래했던 그는 이번에 더욱 세졌다. 처음과 달라진 연인에게 알아서 잘하라는 직접적이고 확실한 경고로 듣는 이들의 가슴을 뚫는다.
에일리의 첫 정규 앨범 '비비드'에는 '너나 잘해'를 비롯해 'Insane', 'Letting Go', '사람이 왜 그래', 'Second Chance', '한걸음 더', 'Symphony', '잔을 채우고', 'Love Recipe' 등 10곡이 수록돼 있다. 그동안 싱어송라이터로 실력을 쌓은 그는 이번 신곡에도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손때를 묻혔다.
에일리는 "한 장르에 묶여 있는 가수 말고 새로운 장르에 늘 도전하고 싶다. 가수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시도해 보고 싶다. 또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계속 듣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신곡 발표와 쇼케이스를 진행한 에일리는 활발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10월 1일에는 오프라인 앨범이 발매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