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그레이, 당당해서 더 좋은 훈남 래퍼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01 06: 53

이른바 자기 PR 시대, 겸손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특히나 자신의 끼를 뽐내고 한 번의 출연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전쟁터와도 같은 치열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 첫 출연한 래퍼 그레이는 예능고수 MC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자신감을 유지하며 단번에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재범, 로꼬, 쌈디 등 유명 래퍼들이 소속된 힙합 레이블 AOMG의 아티스트인 그레이는 첫 인사부터 심상치 않았다. Simon D의 ‘사이먼 도미닉’,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 자이언티의 ‘뻔한 멜로디’ 등 수많은 곡들을 만들어낸 작곡가이자 노래와 랩 실력까지 완벽한 자칭 타칭 ‘심장어택 뮤지션’ 그레이는 스스로를 “가수∙래퍼∙작곡가를 다 하고 있는 만능뮤지션”이라 소개했다. 이런 그의 소개말은 철저히 근거 있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음원 차트 100위 안에 자신이 만든 곡이 10곡정도 올라가 있다고 밝힌 그는 어떤 곡이 차트에 올라와 있는지 묻는 MC들의 질문에 히트곡을 줄줄이 얘기했고, MC들 역시 곡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저작권료 수입에 대해 “제가 어느 정도 먹어주지 않나”라며 자화자찬했고, 김구라 역시 “힙합 씬에선 Top 10 안에 든다”며 그레이의 말에 동조했다.

이어 그레이는 이번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당연히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혔다. 정준하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 게스트로 다섯 번이나 섰다는 그는 “나와 로꼬가 섭외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섭외되면 (객석이) 꽉 찬다”고 자신감을 보여 윤종신에게 “자신감 자존감이 참 세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에 그레이는 섭외를 예상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토크 콘서트로 친분을 쌓은 정준하가 평소 힙합이나 랩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줄곧 해왔고, 기다려 보라며 공수표를 던졌다는 것. 또한 ‘무한도전’ 10주년 회의 장면에서 정준하가 따로 팀을 꾸리고 있다는 내용이 전파를 탄 후 “우리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그레이는 “2년 후를 기약하긴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이날 그레이는 ‘누구도 한눈 팔 수 없는 노래’ 코너에서 자신의 곡인 ‘Summer Night'을 선택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 노래를 부를 때 여성 관객 분들의 눈에 하트가 그려지기 때문”이라고 답해 또 한 번 높은 자존감을 드러냈다. 무대에 선 그레이는 세련된 비트와 감각적인 멜로디, 그리고 부드럽고 매력적인 음색으로 대세 뮤지션임을 증명해냈다. 또한 그는 방송에 나온 노래 길이를 직접 재 본 후 ’라스‘ 용으로 노래를 편집해 왔다고 밝혔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성으로 임팩트 있는 무대를 만들어 내는 프로 그레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그레이의 당당한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그것을 증명하는 실력과 결과,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지금의 그레이를 만들었다.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겸손 대신 자신감을, 진지함 대신 유쾌함을 장착한 그레이의 ‘스웨그’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본다.
한편 이날 ‘라스’는 ‘네 눈은 취향저격~ 변화무쌍!’ 특집으로 방송인 박경림, 배우 진이한, 레드벨벳 슬기, 가수 그레이가 출연했다. / nim0821@osen.co.kr
[사진] ‘라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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