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겸 배우 주다영(20)이 지난 8월, 영화 ‘순정’(주피터필름 제작) 촬영 도중 갑자기 맹장이 터져 서울로 급히 이송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남 고흥에서 예정돼 있던 촬영을 접고 항공편으로 옮겨져 서울에서 가까스로 응급 수술을 받은 것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 달 30일, 서울 서초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순정’ 쫑파티에서 알려졌다. 엑소 도경수, 김소현과 함께 ‘순정’에 주연으로 출연한 주다영은 이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 잡혀있던 8월 말, 고흥의 한 섬에서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전날까지 쌩쌩하던 약관의 여배우가 다음 날 오전 메이크업을 받던 도중 갑자기 고열과 식은땀을 흘리며 오른쪽 배를 잡고 데굴데굴 뒹군 것이다. 촬영 세팅을 모두 마치고 배우들의 합류를 기다리던 제작부는 가까운 순천 지역 병원으로 주다영을 데려갔고 ‘수술을 요한다’는 맹장염 진단을 받고 아연실색했다.
부모 동의서가 필요한 상황이라 주다영은 급히 서울에 있는 엄마와 통화했고, 상의 끝에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간단한 복강경 수술이라지만 직업상 몸에 흉터가 남는 걸 본인이 원치 않았고, 서너 시간의 여유가 있었던 것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
현장에서 최고참이던 이준규 촬영감독을 비롯해 ‘순정’ 팀의 민첩한 대응으로 주다영은 무사히 서울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고, 환부의 흉터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라면 예기치 않은 발병으로 도경수 등 배우와 스태프들의 발이 일주일간 꽁꽁 묶였다는 사실.
쫑파티에서 만난 한예종 출신 이은희 감독은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면서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봐 모든 연출, 제작부가 주다영의 서울 이송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했다. 촬영이 멈춰 3500만 원가량 출혈이 생겼다는데 안전 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라도 외딴 섬에서 자란 다섯 친구들이 육지로 뿔뿔이 흩어진 뒤 23년 만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휴먼 멜로 ‘순정’은 내년 초 리틀빅픽쳐스 배급으로 개봉된다./bskim01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