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주바안', 발리우드 영화의 '新색깔 찾기' [20th BIFF]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0.01 17: 50

흔히 생각하는 발리우드 영화가 아니었다. 물론 영화 곳곳에 노래와 춤이 들어간다는 점은 기존 영화와 다를 바 없었지만 세련된 연출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 춤을 사용한 점이 새로운 느낌을 줬다.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공개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개막작 '주바안'(모제즈 싱 감독)은 흔히 생각하는 발리우드 영화를 벗어난 신선한 작품이었다.
'주바안'은 인도의 가난한 동네 펀잡 출신의 청년 딜셰르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경험한 딜셰르는 청년이 된 후 어린 시절 잠깐 인연이 있었던 대기업의 총수 굴차란 시칸드를 찾아가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후 그는 자신의 롤모델인 굴차란의 신임을 받게 되고, 높은 자리를 얻게 되지만 곧 그것이 자신이 원했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오빠를 잃은 트라우마를 가진 가수 아미라와 가까워지면서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음악이다. 음악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소재다. 딜셰르의 아버지는 신을 찬양했던 악사이자 가수 출신.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을 경험한 후 말을 더듬는 장애를 갖게 된 딜셰르가 아미라와 만나 깨닫게 되는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노래에서 경험했던 음악의 아름다움과 의미다.
이 영화에서는 발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무 장면이 적어 인상적이다. 노래와 춤은 아름다우면서도 장면 곳곳에 녹아들어 주인공들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영화의 초반, 딜셰르의 회상 장면에서 신을 찬양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처음부터 강렬하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또 후반부 딜셰르와 아미라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은 딜셰르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며 감동을 자아낸다.
이 부분에서 모제즈 싱 감독과 아슈토시 파탁 음악 감독의 협업은 탁월했다. 두 사람은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하나의 장르를 하기 보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하기로 마음 먹었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는 한국과 다를바 없는 인도 젊은이들의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팝, 록,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인도 특유의 동양적이면서도 화려한 느낌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주바안'은 단순히 '취향을 타는' 발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현대적인 음악과 세련된 연출은 세계 어느 나라의 관객이 봐도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롭다. 재벌과 야망에 가득한 가난한 젊은이가 나온다는 점에서 '막장 드라마'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기시감을 줄 수 있지만, 다른 결말일 뿐 아니라 오히려 낯선 인도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본다는 점이 새로워 좋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eujenej@osen.co.kr
[사진] '주바안' 스틸 컷,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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