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을 앞둔 두산 베어스가 보직 이동을 통해 불펜에 변화를 줬다. 골자는 선발투수 앤서니 스와잭(30)의 불펜 이동이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스와잭을 불펜으로 돌리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어제(9월 30일) 투구 수도 얼마 되지 않았고, 다시 선발로 나가기 쉽지 않은 일정이라 포스트시즌도 생각해서 (불펜에 놓고) 쓰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유네스키 마야가 있을 때도 포스트시즌에 가면 마야를 불펜으로 돌리는 것을 구상했던 김 감독은 예상대로 불펜 경험이 많은 스와잭을 불펜 강화 카드로 선택했다.
가을 선발진은 3명으로 시작해 다음 라운드에 오르면 4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든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든 (선발투수) 3명으로 시작하겠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4명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정규시즌 2위 팀을 만나기 전까지는 선발진을 3명으로 꾸리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유희관과 장원준,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 세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유희관과 장원준은 올해 선발로만 출장했고,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니퍼트는 이번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국내에서는 선발이 익숙한 투수. 시즌 중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쉬었던 만큼 연투 부담도 있고, 과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불펜 대기를 했다가 실패를 맛본 경험도 있어 스와잭을 불펜으로 돌리기로 결정한 마당에 니퍼트까지 불펜에 보낼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선발은 이 셋으로 정리된다.
올해 거의 선발로만 나섰던 스와잭의 유일한 구원 등판은 국내 데뷔전인 6월 21일 잠실 롯데전이었는데, 당시 그는 1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선발일 때와 달리 구종은 단순했지만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과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짧은 이닝을 던지게 되면 다시 이때와 같은 투구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선발일 때 스와잭은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자신은 싱커라고 표현)을 바탕으로 포심, 커터, 슬라이더에 약간의 커브와 체인지업도 섞는다. 그러나 불펜으로 돌아서면 투심의 비율을 높이고 던지지 않는 구종은 늘어날 것이다.
긴 이닝을 책임져도 투심의 구속이 140km대 후반~150km대 초반까지 나타났던 스와잭이기에 1~2이닝만 던진다면 다양한 공으로 타자를 현혹하기보다 150km에 육박하는 공의 구위로 타자와 정면승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그의 불펜 활용을 염두에 뒀던 김 감독과 한용덕 투수코치도 예견하고 언급한 적 있는 부분이다.
스와잭이 기대와 같은 피칭을 해낸다면 두산 불펜은 싸울 수 있는 진용을 갖추게 된다. 이현승, 함덕주 등이 있고 이현호가 여름까지 불펜에서 든든하게 버텨줘 좌완은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우완 불펜 보강의 필요성은 시즌 내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9월 들어 노경은, 윤명준이 좋은 피칭을 해주는 점은 호재다. 스와잭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면 오히려 포스트시즌에는 우완 불펜투수들이 일을 낼 수도 있다.
선발을 3명만 쓰기로 한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혹은 준플레이오프에 나설 투수는 1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해야 하기에 피로도가 높겠지만 그래도 2경기를 치르면 하루를 쉬는 일정 속에 불펜투수는 8명이면 족하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오현택의 발탁 여부가 변수인데, 병원 검진에서 이상이 없어 이번 주 불펜피칭을 실시할 예정이다. 오현택을 빼면 1군에서 15경기 이상 등판한 사이드암이 없는 두산은 건강한 오현택이 꼭 필요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