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 마지막까지 놓지 않게 만든 주원의 하드캐리 [종영②]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02 07: 02

주원으로 시작해 주원으로 끝났다.
다소 허술한 전개와 분노를 유발하는 악역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던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가 지난 1일 종영했다. 초반부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줬던 주원은 역시 마지막까지도 극의 중심을 잡는 연기력으로 ‘하드캐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용팔이’는 불법 왕진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스릴 넘치는 전개로 6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를 자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산으로 가는 스토리와 때 아닌 표절 논란으로 벽에 부딪힌 듯 하더니, 급기야 종영까지 1회만을 남겨두고 김태희가 간암에 걸리는 무리수를 둔 설정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시청자들이 ‘용팔이’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데에는 주원의 역할이 컸다. 개연성을 잃어가는 스토리 속에서도 놀라운 몰입력과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증명한 것.
이날 역시 주원은 김태현 역으로 완벽히 분해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채정안의 계략으로 간암에 걸린 채 감금된 김태희를 구출해냈고, 그의 수술을 위해 정웅인에게 무릎 꿇고 오열하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곧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운 김태희를 데리고 바람의 언덕으로 향해 다시 한 번 사랑을 약속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멜로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정석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는 김태희를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새로운 용팔이와 함께 수술을 진행하며 초반에 볼 수 있었던 천재 의사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펼치며 이 모습을 그리워하던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사실 주원은 방송 내내 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고 있었다. ‘용팔이’라는 제목이 가리키는 남다른 분량을 감당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극의 중심에 서서 여러 인물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기 때문. 덕분에 체중은 7kg 감소했고, 영상에서도 티가 날만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약간의 무너짐도 없이 초반에 보여줬던 연기력을 마지막까지 그대로 이어온 주원에게 박수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시청자들 역시 억지 전개에 원성을 쏟아내면서도 주원의 연기에 대해서는 모두 칭찬 일색이었다.
주원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길었던 여정이 끝났다. 주원은 곧바로 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그놈이다’를 통해 다시 한 번 대중들을 찾을 예정이다. ‘용팔이’에 이어 이번에는 또 어떤 변신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그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용팔이’의 후속으로는 오는 7일부터 ‘마을’이 방송된다.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문근영과 육성재가 주연을 맡아 출연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용팔이‘ 방송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