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롯데에 FA 선수 한 두 명이 온다고 해서 당장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FA 선수보강은 빠른 시간에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렇지만 1+1이 항상 2가 되는 건 아니다. 내년 봄을 기약하며 겨울을 보내야 할 롯데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올 시즌 롯데에는 훌륭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일단 외국인선수 3명은 롯데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32경기에 등판, 13승 11패 210이닝 평균자책점 3.56을 거뒀다. 리그 최다이닝 1위다. 좌완 브룩스 레일리는 31경기 11승 9패 179⅓이닝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 중인데, 시즌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다.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는 타율 3할1푼7리 28홈런 104타점 24도루로 호타준족 외야수의 면모를 마음껏 뽐냈다.
야수 중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눈에 띈다. 강민호는 타율 3할1푼3리 35홈런 86타점, 최준석은 타율 3할7리 30홈런 108타점, 황재균은 타율 2할9푼1리 26홈런 97타점으로 각각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정훈 역시 타율 3할에 홈런 62타점으로 데뷔 첫 규정타석 3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손아섭은 올해 역시 든든하게 타율 3할을 넘기며 현역 타율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내야 유망주 오승택은 1일 현재 119경기에 출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4,5선발을 시즌 끝까지 찾아내지 못했지만, kt에서 이적한 박세웅과 이성민이 1군 주전멤버로 자리 잡았고 홍성민은 롯데에서 가장 많은 66경기에 나서면서 불펜 핵심요원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롯데의 현재 성적은 8위다. 65승 75패 1무, 승률 4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이제 정규시즌도 불과 3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올해 롯데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선발투수가 부족하고, 불펜 주전선수들의 평균연령이 높은 건 표면적인 이유다. 그보다 중요한 건 있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승리라는 목표로 함께 이끌어 갈 리더십이다. 야구라는 종목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으로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과거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던 팀이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게 야구의 역사다.
올해 롯데 마운드가 헐거웠던 건 사실이다. 중요한 건 선수가 없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있는 자원으로 최선을 결과를 이끌어내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고참 불펜투수들에게 시즌 초반부터 믿음을 거뒀고, 투수들 역시 의욕상실을 겪어야만 했다. 원칙을 잡지 못하고 자주 바뀌던 투수 보직도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야수 쪽에서도 리더십 부재가 보였다. 특정 선수에 대한 편애로 인해 몇몇 선수들은 속앓이만 했다. 이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들은 그만한 대접을 해줘야 한다. 물론 그에 걸맞는 책임도 져야 한다. 실력대로 선수를 기용 하겠다"고 평소 강조했는데, 이 원칙이 흔들리면서 선수들의 마음도 이리저리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물론 감독만의 책임은 결코 아니다. 작년 내홍 이후 코치들은 선수들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기강을 잡는 게 필요할 때도 타이밍을 놓쳤다. 또한 프런트는 작년 전임 사장의 지나친 현장개입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그 반작용으로 올해는 철저하게 현장을 지원하는 데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초임감독에게 정작 조언이 절실했을 때에도 프런트는 일단은 지켜보기만 했다. 이 감독은 구단 내에서 '역대 롯데 역사상 가장 구단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감독'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볼티모어의 1970년대 전성기를 이끈 명장 얼 위버는 '감독은 이미 12월에 승부를 결정짓는다. 7월에는 패하지 않으려고 애쓸 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롯데에 이번 겨울은 중요하고, 또 구단에서도 이점을 통감하고 있다. 선수를 보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롯데에 절실한 건 팀을 다시 하나로 묶는 것이다. 그게 동기부여에 방점을 둔 방식이든지, 아니면 강력한 카리스마든지 말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