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주간 버티고 있다. '역대급', '환상적', '심사 불가' 등의 수식어로 홍보해 관심을 얻더니 또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했다. 성시경에게 "미쳤다"는 평가를 받은 자밀 킴과 케빈 오의 라이벌 미션 결과 발표가 다음 주로 미뤄졌다.
1일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7(이하 슈스케7)' 슈퍼위크 라이벌 미션에서 천재 뮤지션 자밀 킴과 케빈 오가 맞붙었다.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됐고 마룬파이브의 '쉬 윌 비 러브'를 각자의 개성으로 소화했다.
특히 강박증이 있던 자밀 킴은 페이스페인팅을 지운 채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를 편하게 만든 건 케빈 오와 함께하는 음악이었다. 그만큼 둘의 호흡은 100점이었고 흠 잡을 데 없는 듀엣 무대가 완성됐다.
김범수는 자밀 킴과 케빈 오에게 "감동을 넘어섰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적인 틀을 깰 수 있는 사건이다. 제 음악 인생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라고 폭풍 칭찬했다. 성시경은 "얘넨 미쳤다. 울컥했다. 잇츠 어 뷰티풀"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심사위원들이 고심할 정도로 둘 사이 우열을 가리긴 힘들었다. 시청자들도 쟁쟁한 두 사람 중 누가 합격하고 탈락할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 봤다. 방송 끝날 시간이 다 돼 가지만 합격자 발표는 10초도 안 걸리는 일이기에 끝까지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제작진은 또다시 '악마의 편집'을 발휘했다. 둘의 심사 결과를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는 것. 환상적인 듀엣 무대 이후 합격자 발표까지 참고 기다렸던 시청자들에게 이보다 더 큰 배신은 없었다.
앞서 제작진은 "이번 라이벌 미션 무대는 감히 레전드라 말할 수 있는 무대들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감히 레전드'라 말할 무대는 몇 없었다.
자밀 킴과 케빈 오의 콜라보레이션은 분명 '레전드급'이었지만 제작진의 편집 때문에 개운하지 않은 끝맛을 남겼다. 지난달 25일 라이벌 미션 예고 때부터 시작된 이들의 무대 홍보는 3주간 낚시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비록 다음 주 탈락자가 공개된다 해도 이미 긴장감은 반감된 상태다. 케빈 오와 자밀 킴 둘 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에 떨어졌다 해도 이후 패자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
자밀 킴과 케빈 오를 이용한 제작진의 노림수가 씁쓸하다. /comet568@osen.co.kr
[사진] '슈퍼스타K7'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