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탈보트는 성공작인가 실패작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0.02 06: 35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2)의 다사다난했던 2015시즌이 끝났다. 내년에도 한화에서 탈보트를 볼 수 있을까.
탈보트는 지난 1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마지막 선발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6이닝 6피안타 3볼넷 8탈삼진 4실점(2자책)으로 패전. 1회 수비 실책이 겹치며 4점을 빼앗겼지만 6회까지 버티며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시즌 30번째 경기에서 15번째 퀄리티 스타트였다. 그러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 다사다난, 롤러코스터 시즌

탈보트의 시즌 최종 성적은 30경기 156⅓이닝 10승11패 평균자책점 4.72 탈삼진 120개. 지난 2011년 류현진(11승) 이후 4년 만에 한화에서 10승을 거둔 투수로 팀 내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4점대 중후반 평균자책점을 볼 때 특급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 2012년 삼성 시절 이후 3년 만에 KBO리그에 컴백한 탈보트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한화 선발진이 무너졌을 때 탈보트가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투혼을 불살랐으나 첫 8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결국 5월10일 잠실 두산전에서 보크 판정에 격분해 글러브를 던지는 불만스런 제스처를 취하다 퇴장되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퇴출설이 나왔다. 당시까지 불펜진 투혼으로 돌풍을 일으킨 한화는 에이스로 기대한 탈보트의 부진이 뼈아팠다.
하지만 열흘간 2군에서 심신을 추스른 뒤 돌아온 1군에선 '에이스 모드'였다. 5월21일 문학 SK전을 시작으로 7월2일 광주 KIA전까지 8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2.82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6월9일 대구 삼성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탈보트는 "팀에서 에이스로 뽑아줬는데 자격을 갖추지 못한 투구를 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믿고 기다려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7월8일 잠실 두산전부터 8월18일 대전 NC전까지 7경기에서는 승리없이 5패 평균자책점 6.55로 다시 부진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로 5번 실패한 투수는 1군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시즌 두 번째 2군행에서 탈보트는 13일이 지난 뒤 1군으로 올라왔고,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2.37로 분발하며 시즌을 마쳤다. 성적을 떠나 올 한해 탈보트는 정말 고생 많았다.
▲ 탈보트 활용법, 한화에 적합한가
오르내림이 심했지만 탈보트가 제대로 관리만 해주면 수준급 투수라는 건 기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탈보트는 김성근 감독과 시즌 전 약속으로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감수하겠다고 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3경기 연속 4일 휴식 등판 선발은 탈보트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친 탈보트는 허리도 안 좋다. 내구성이 별로인 그에게 4일 휴식은 무리수였다.
탈보트는 올해 4일 휴식 선발등판이 11경기로 KIA 조쉬 스틴슨(12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4일 휴식 11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6.85로 부진했다. 반면 5일 휴식을 취한 나머지 19경기는 8승5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준수했다. 6일 이상 쉰 8경기에서는 4승2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특급이었다. 흔히 말하는 '탈보트 사용법'은 최대한 길게 휴식을 주며 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올 시즌 탈보트의 오르내림이 심했던 것도 결국 관리가 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제대로 선발진이 구축되지 못한 한화 팀 사정상 등판 일정이 매우 타이트할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운용이었다. 그런 면에서 내년 시즌에도 한화가 탈보트에게 1선발 역할을 기대하는 쉽지 않다. 에이스라면 에스밀 로저스처럼 4일 휴식도 거뜬히 소화해야 한다. 다만 모든 투수가 로저스처럼 던질 수는 없다.
10승의 성적만 놓고 보면 탈보트는 재계약 감이다. 수년간 외국 투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한화에서 탈보트의 성적은 대성공이다. 하지만 강력한 에이스로는 2% 모자라다. 김성근 감독은 검증된 외국인 투수를 선호하지만 내구성이 약한 그의 활용법을 올해처럼 가져간다면 위험부담이 크다. 로저스를 붙잡기 어려운 현실상 한화의 탈보트 재계약 고민은 더 커진다. /waw@osen.co.kr
[사진] 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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