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마다 안방극장에 통쾌한 돌직구와 일침, 때로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담은 입담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박미선의 모습을 이제 볼 수 없게 됐다.
박미선은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다사다난했던 7년 9개월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미선은 “그동안 목요일 저녁 11시에 여러분을 뵙게 돼서 정말 좋았다. 아쉽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계속 응원해 달라"며 그간 몸담았던 프로그램을 여전히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을 드러내 마지막을 훈훈하게 장식했다.
박미선의 마지막 방송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박미선은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깨알 같은 추임새와 리액션으로 토크를 채웠다. 이날 ‘경로당 특집’으로 꾸며진 ‘해피투게더3’에는 조영구, 노현희, 윤택, 홍진영, 조정민이 출연했다. 박미선은 ‘경로당의 아이유’라고 불린다는 노현희가 어르신들에게 “10년 전 모습 그대로다”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하자 이를 의심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하지만 이런 박미선의 리액션에는 이유가 있었다. 성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노현희는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시절의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어르신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런 노현희의 마음고생을 알고 있던 박미선은 “자신의 그런 얘기를 긍정적으로 푸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노현희의 긍정에너지에 재미로 승화한 응원을 보낸 것이었다.
또한 이날 자연인으로 살아간다는 윤택이 가족의 소중함을 얘기하며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되자 박미선은 “벌써 개편된 줄 알았다”며 자신과 함께 하차하는 김신영을 향해 “그럼 우리가 여기 없어야 되는데”라고 촌철살인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연신 다중 인격 토크로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조영구에게 “내 마지막 방송 이렇게 할 거냐”며 호통을 치기도 하고, ‘맞히면 페이가 와요’ 코너에 출연한 페이에게 “우리 아들 고3인데 어떠냐”는 질문을 던지며 박미선 만이 할 수 있는 멘트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박명수가 어린 시절 감전을 당한 적이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그 이후 EDM 천재가 된 것 같다”고 말하자 박미선은 “그 때 미친 거다”라고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며 마지막까지 유재석, 박명수를 꼼짝 못하게 하던 안방마님의 면모를 드러냈다.
7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해피투게더3’의 안방마님이자 엄마, 또는 누나, 아내, 며느리 등 삶의 연륜을 바탕으로 남자 MC들 사이에서 여성의 의견을 대변해 왔던 박미선. 이에 갑작스러운 그의 하차에 시청자들은 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미선은 자신의 하차를 무겁지 않게 언급하며 떠나는 마지막까지도 목요일 밤의 유쾌한 안방마님 캐릭터를 잃지 않았다. 덕분에 프로그램에 남는 MC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도 아쉽지만 미소를 지으며 박미선과 이별할 수 있었다. 끝까지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던 박미선의 떠나는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 nim0821@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