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종영②] 이승기, 물 만난 물고기로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03 10: 02

늘 어린 막내로만 취급받았던 이승기가 강렬한 어퍼컷을 날렸다.
바른 생활이미지로 소녀 팬들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고 있는 그가 tvN 웹 예능 ‘신서유기’에서 예상치 못한 독설로 기선 제압을 했고, 본연의 착하고 소탈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여전히 곱게 유지하고 있는(?) 황태자다운 비주얼 역시 탁월했다.
이승기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또래 배우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예능감을 갖고 있는데, 비결은 SBS ‘강심장’, KBS 2TV '1박2일‘ 등을 오랜 시간 진행해 온 덕분이다. 이런 대단한 스펙을 갖고 있는 이승기의 예능력이 ’신서유기‘에서 터진 셈이다. ’신서유기‘가 당초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은 이유는 그의 입담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영리한 연출력을 드러낸 나영석 PD와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 규제가 좀 더 자유로운 인터넷 방송에 '1박2일'의 잔뼈가 굵은 멤버들의 노련함이 더해진 것도 있다.

노래와 연기, 예능에서까지 두각을 드러낸 이승기는 누가 봐도 완벽하다. 과한 평가를 내린 건 아닌지 최대한 객관적으로 곱씹어봐도 생각은 바뀌지 않는다.(기자가 이승기의 팬은 아니라는 사실을 덧붙인다.) '신서유기'기 공개된 지 한 달도 못 미쳐 조회수 4천 만을 넘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이승기는 ‘신서유기’ 에서 한마디로 물 만난 고기였다. 지상파 방송국보다 제약이 없는 온라인 방송에서 그의 고삐 풀린 자유로움이 가장 돋보였다. 물론 예의바름은 유지하고 있었다. 할 말은 다 하면서 어느 누가 듣더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만드는 마술 같은 이승기의 말 솜씨. 어떤 게임에 임하든 무조건 1등을 하고야마는 집요한 승부욕이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안긴다.
그는 첫 날부터 강렬했다. “내가 점을 봤더니 올해는 반반이고, 내년에는 잘 된다더라. 그래서 '내년에 군대에 간다'고 했더니 미루라더라. 그래서 ‘내년에 군대 아니면 교도소 중 하나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셀프 디스성 멘트를 던지며 웃음을 안겼다. 5년 전 ‘1박2일’에 출연했을 당시보다 더 유연해진 것이다.
이승기의 소속사 측 관계자는 OSEN에 “‘신서유기’가 웹 기반 예능이라는 첫 시도여서 신선한 느낌을 받긴 했지만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었다”라며 “하지만 방송 후 다행히도 좋은 반응들이 나와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이승기가)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데 스태프를 비롯해 친구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해준다더라”고 좋은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4명의 멤버들이 빚어낸 케미스트리에 대해 “이승기가 형들과 친하긴 하지만 몇 년 만에 한자리에서 만난 것이어서 어색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만큼 호흡이 잘 맞았고, 더 재미있게 중국 여행을 했다”고 전했다.
‘1인자’ 강호동도 감탄할 수준으로 이승기의 예능감은 크게 성장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이승기가 예능 초보 시절 호동이의 밑에서 ‘강라인’으로 분류됐는데, 이제는 전세가 역전돼 ‘기라인’에 강호동이 줄을 선 모양새다. 군 입대를 앞둔 이승기가 한층 자신감이 찬 발걸음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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