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최시원이 ‘그녀는 예뻤다’에서 전무후무한 웃긴 인물을 연기하며, 제대로 망가지고 있다. 더 이상 망가질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매회 망가짐을 ‘경신’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책임지는 연기를 보여주는 중이다.
최시원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신혁을 연기하고 있다. 신혁은 모두의 예상대로 반전을 가진 남자. 외모와 하는 행동은 고급과 거리가 멀지만, 알고 보면 재벌 아들이라는 복선이 깔린 상태다. 신혁은 덥수룩한 수염과 부편집장인 지성준(박서준 분)의 속옷을 마음대로 입는 자유로운 영혼.
성준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해 갑자기 끌어안아서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등 얼굴에 철판을 깐 듯 장난기가 다분한 인물이다. 지난 1일 방송된 6회도 신혁이 만드는 유쾌한 장난이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성준에게 팬티를 달라고 크게 외치면서 눈을 웃기게 뜨거나, 졸래졸래 쫓아다니면서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듯 과한 동작을 하는 신혁의 모습은 웃지 않고 버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신혁이 싱거운 행동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김혜진(황정음 분)을 적극적으로 돕고 외모가 아닌 마음을 헤아리는 속이 깊은 남자다. 웃기면서도 마음만은 따뜻한 남자인 것. 이 같은 신혁은 이미 첫 방송부터 재밌는 인물로 그려졌다. 최시원은 능글맞게 코믹 연기를 소화하며 ‘그녀는 예뻤다’의 크나큰 재미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뭔가 웃기지만 비밀을 품고 있고, 마음 씀씀이가 예쁜 탓에 코믹 장치들이 이야기에 잘 녹아들기 때문. 더욱이 잘생긴 조각 미남인 최시원이 외모를 포기하고 제대로 망가지며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최시원은 데뷔 이래 이렇게까지 망가진 적이 있나 곱씹을 정도로 작정하고 시청자들을 웃기고 있다.
보통 웃기면 이야기와 잘 맞물리지 않는데, 그는 신혁이 혜진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웃기게 변조하거나, 재밌는 표정을 지으며 신혁의 생동감을 살리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표현하는 중이다. 데뷔 후 슈퍼주니어 활동과 연기를 병행한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탄탄히 쌓아온 연기 내공을 마음껏 드러내는 중이다.
한편 ‘그녀는 예뻤다’는 재기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의 톡톡 튀는 장치를 내세우면서도, 성준과 혜진이 서로에게 빠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다루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