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종영①] 나 PD, 웹예능에 '꿀잼' 뿌리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10.03 10: 02

웹예능 '신서유기'가 많은 이를 웃겼다. 나영석 PD는 '신서유기'로 자신의 대표작 리스트를 하나 더 추가했다.
시작할 당시만 해도 TV라는 플랫폼을 떠나 온라인으로, 그 개념조차 생소했던 웹예능 '신서유기'는 지난 9월 4일 첫 회 공개와 함께 모든 우려를 씻어냈다. 이승기의 입에서 이수근을 지칭해 "상암동 배팅남"이라는 발언이 나온 바로 그 시점이었다.
단순한 플랫폼 이동이라 평가됐던 '신서유기'는 그렇게 콘텐츠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 진두지휘를 맡았던 나영석 PD로서는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케이블에서 또 온라인까지 연타석 홈런을 쳐낸 순간이기도 했다. 온라인 불모지 개척, 수천만뷰 달성 등 의미있는 결과물을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신서유기'는 일단 보는 내내 웃음을 유발했다. 요즘 말로 '꿀잼'. 나 PD는 '신서유기'로 웹예능을 개척하며 '꿀잼'을 마구 뿌려내, 초반 길을 제대로 닦은 셈이 됐다.

물론 나영석 PD를 도와 이를 일궈낸 공신들은, '1박 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년 멤버들이다.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은 각자가 처한 고뇌와 사정을 안은 채 '요괴'로 치환됐고, 삼장법사 역할을 맡은 이승기와 험난한 길을 택해 중국 서안을 여행했다.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바탕으로, 일본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7성구를 접목시켜 여행과 게임을 가미한 예능 콘셉트를 차용했으며, 방송으로는 볼 수 없었던 수위와 표현 등이 분명 색다른 재미를 안기며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나 PD가 20화 정도의 클립에서 바랐던 '2천만뷰'는 중반부터 넘어섰다.
'1박 2일'로 호흡했던 이들의 재회가 시너지를 냈다. 이들의 한층 더 끈끈해진 모습과 체력적으로 변화된 모습은 제작진과 출연자를 포함해 한때 '1박 2일'을 애청했던 이들에게도 진한 향수를 소환시켜 뭉클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으니깐.
여기에 웹이라는 공간은 날개를 달아줬다. 웹을 통해 드라마가 공개됐던 적도 있고, 1인 미디어를 TV와 결합시킨 예능이 이슈를 모으기도 했지만 주축이 된 플랫폼은 TV였던 바. 때문에 tvN이 제작에 참여했고 나영석 PD가 연출했음에도 오롯이 웹을 통해서만 공개중인 '신서유기'는 타 예능과 확실한 차별점을 그으며 첫 술을 떴다.
이는 '신서유기'가 변화무쌍한 편성을 선보이며, 기존 TV가 실현할 수 없던 온라인 콘텐츠만의 장점을 어필했다. 당초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네이버 TV캐스트 공개를 원칙으로 내걸었던 편성이, 지난달 22일 느닷없이 '11-1회 제한시간은 30분, 드래곤볼 개별미션!'이라는 타이틀로 기습적으로 공개되는가 하면, '추석특별편-집밥 이법사'가 연휴의 무료함을 달래주기도 했다.
편성표에 존재하지 않았던 방송이 하루 전날 급작스럽게 결정돼 실제로 방송되는 것은 TV 방송국으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그야말로 웹예능이었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했다. 이는 대중의 반응에 따라 즉각적으로 연장이든 긴축이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KBS의 품을 떠나 CJ E&M 이적 후 tvN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각종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정선편', '삼시세끼-어촌편' 등을 모두 연달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나영석 PD는 이제 TV라는 플랫폼도 벗어나 온라인 콘텐츠 '신서유기'까지 흥행을 또 다시 일궈내며 '불패 신화'를 확실하게 이어가게 됐다.
"그래서 부담도 된다"는 나영석 PD는 '신서유기' 시즌2에 대해서는 OSEN에 "회사차원의 평가가 필요하다. 콘텐츠 성과와는 별개로, 사업적으로 도전할 영역인지에 대한 부분이 선별돼야 한다"고 답했다. 모든 이의 바람처럼 '신서유기'가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됐다. / gat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