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가 예정된 유랑기를 마쳤다. 방송이 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서만 영상을 볼 수 있어도, 가공할 만한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 나영석 PD와 원조 ‘1박 2일’ 멤버들이 보여준 불변의 법칙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공개됐던 ‘신서유기’가 중국 서안의 유랑을 마감했다. 2일 방송된 최종화를 끝으로 시즌 2를 기약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콘텐츠가 아닌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웹 예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과연 이 프로그램이 방송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인기를 끌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이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통합 5000만 조회수를 넘보게 된 것.
별다른 구성은 없다. 나영석 PD와 ‘1박 2일’ 원조 멤버들이 여행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영석 PD의 리얼 예능프로그램이 모두 그러하듯 관계의 변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1박 2일’을 함께 했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5년 만에 모여 얼마나 변화를 했는지, 그리고 재기발랄한 캐릭터의 조합은 어떨지가 관전 지점이었다.
예상대로 이들이 만드는 웃음 장치는 별다른 구성 없이도 웃겼다. 웹 예능이라는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드래곤볼이라는 어떻게 보면 하찮은 것을 모으겠다고 기를 쓰고 경기를 벌이는 이들의 유랑기는 큰 재미가 있었다. ‘1박 2일’을 함께 하며 형제 같은 사이였던 나영석 PD와 멤버들이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과정은 친근하고 정감이 갔다. 크게 웃기려고 하지 않아도, 이들의 고군분투가 즐거웠던 것은 과거의 추억과 지금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그리고 앞으로의 관계를 예측하는 묘미가 있었기 때문.
강호동은 언제나처럼 많이 먹고 신문물에 약했으며, 이승기는 언제나처럼 똑똑하고 상황 판단이 빨랐지만 어딘지 허당기가 있으며, 이수근은 언제나처럼 다소 주눅이 들어있지만 친근한 관계 형성의 중심에 있으며, 은지원은 언제나처럼 ‘돌+아이’ 기질로 엉뚱한 매력을 뽐냈다. 변하지 않아서 재밌고, 그 속에서 작은 변화를 어떻게든 발견하려는 즐거움이 있는 것. ‘신서유기’는 그렇게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 프로그램이 한달간의 여정 동안 남긴 것은 상당했다.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계를 무너뜨린 장본인인 나영석 PD는 소구력이 있는 콘텐츠는 전달 방식이나 방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웹 예능이지만 방송 없이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 여기에 다소 활동이 주춤했던 은지원과 이수근이 다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고, 강호동과 이승기는 여전히 빵빵 큰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예능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신서유기’는 일단 여기서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2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 우린 ‘신서유기’의 새로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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