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의 블랙홀 매력, '잘생김'은 거들 뿐 (종합) [20th BIFF]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0.02 16: 49

'잘생김'은 거들 뿐. 이정재는 연기와 영화를 사랑하는 진짜 배우였다. 불꽃처럼 폭발하지는 않아도 20여년의 시간동안, 은은하고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는 소탈하면서도 진중한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였다.
이정재는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이하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며 영화 '암살'을 비롯해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날 이정재는 캐주얼한 느낌의 슈트를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여전히 멋진 아우라가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회자들은 그의 '잘생김'에 대해 칭찬을 하기도.

돋보였던 것은 영화 '암살'의 일화나 정우성과의 일화 등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재미난 뒷 이야기들이었다. 이정재는 '암살'을 처음 선택할 당시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에 받았을 때 굉장히 고민이 됐다. 보면 볼수록, 인물이 악인으로 바뀌어 가니까, 영화가 나왔을 떄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면 어쩔까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암살'을 위해서 총 15kg 정도를 감량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는데 "다른 방법은 전혀 없다. 운동도 하면 안되고 그래서 음식 조절 밖에 안됐다. 하루에 방울토마토 5개, 아몬드 5알, 계란  2개, 고추 2개 이렇게 아침에 내가 항상 준비를 해서 촬영장에 갔다. 그게 한 공기다. 음식 담는 비닐팩에 넣어서 그걸 먹어서 5봉지를 해서 나간다. 하루 다섯 번 먹으면 끝이다. 소금을 안 먹고, 15kg 뻈다. 두달만에'라고 방법을 알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남다른 노력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암살'에서 이정재는 20대 역할을 하기 위해 나름대로 연구를 했던 사실을 밝혔다. 그가 알린 20대 연기의 비결은 입을 벌리고 말을 하는 것. "20대 역할은 CG 해준다고 해서 했는데, 안 해주셨다"고 알린 그는 "20대는 제가 더 노력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하나 했는데, 약간 입을 벌리니까 조금 어려보이더라. 약간 입을 벌리는 콘셉트로 연기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절친한 배우 정우성과의 질문은 빠질 수 없었다. 이정재는 정우성에 대해 "'태양은 없다' 이후로 둘이 또 다른 영화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시나리오를 보기도 하고, 우리가 같이 써보자 해서 작가들 만나서 아이디어 회의하고, 진행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쉽지 않더라"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제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황. 그는 "아직도 계속 마음만 같이 있는데, 진짜, 2-3년 안에는 한 편을 해야지, 그래야 50~60때 한 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버디무비였다. 여자는 안 나왔다"고 두 사람이 함께 할 영화의 성격을 밝혀 여자 관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후 이정재는 한국의 알랭 들롱이라는 칭찬에 대해 "그때는 너무 황송하고 부끄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수식어를 얻을 수 있어 내심 뿌듯하고 기쁘다. 나이가 들어도 섹슈얼한 아이콘으로 남고 싶다. 다음 작품은 진한 멜로를 꿈꾼다"고 말해 기대감을 줬다. 또 영화배우의 삶이나 자신의 매력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는 매력이 넘쳤다.
한편 이정재는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쌍천만 배우'에 들어섰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eujenej@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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