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39세, 어느덧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혼자남이지만 아나운서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방송인으로 꼽히며 최근에는 예능계 ‘4대 천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전현무.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고속 성공 가도를 달리며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길 것만 같은 그에게도 연애와 결혼, 그리고 외로움은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혼자남으로 살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전현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현무는 집에 쌓여 있는 청첩장 더미를 보고 “내 나이쯤 되면 청첩장이 끊기는데 요즘 따라 유독 청첩장이 많이 온다”며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주변 사람들의 결혼 소식에 “나만 또 못 가는구나, 또 한명 가는구나, 난 이제 누구랑 놀지?”라는 생각을 한다며 부러움에 한숨을 쉬었다.
전현무의 외로움은 김인석-안젤라박 부부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신혼집에서 배가 됐다. 커플룩을 맞춰 입고 본인을 맞이하는 부부의 모습과 사랑이 가득한 두 사람의 손 편지 등을 본 전현무는 민망함에 툴툴 거리면서도 부러움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임신한 아내를 위해 손수 음식을 준비하는 김인석의 모습에 전현무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 떠오르는 것 마냥 마음 한편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인석-안젤라박 부부의 깨가 쏟아지는 애정 행각은 계속 되었고, 전현무는 결혼해서 제일 좋은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런 전현무의 질문에 김인석은 잠시 망설이듯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안젤라박의 의견을 물은 후 5년 전, 갑상선 암으로 투병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인석은 지금은 완치가 되었지만 아내와의 만남이 시작될 즈음 자신의 병력을 얘기하면 관계가 멀어질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고 전했다. 그런 김인석에게 안젤라박은 김인석이 힘든 시간을 견뎌낸 만큼 더욱 특별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고, 김인석은 그런 안젤라박의 모습에 결혼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인석은 결혼 전, 가족과 떨어져 사는 안젤라박이 부상을 당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직 부부가 아니라 사인을 해줄 수 없었던 일을 얘기하며 “서로에게 사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전현무에게 결혼에 대해 다시금 느끼게 했다. 서로를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게 보이는 동생 부부의 모습에 자신 역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살고 싶다 느낀 전현무는 두 사람에게 고민 상담을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묻는 전현무의 질문에 김인석은 전현무의 자기애가 점점 커지는 것이 문제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김인석은 “스스로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하고 일이 잘되면 자기애는 더 커지고 일에 있어서 동기부여는 되지만 결혼의 방해 요인 일 수도 있다”고 얘기했고, 전현무 역시 그에 동의했다. 늘 일을 우선시 하다 보니 연인을 챙기지 못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전현무는 김인석의 충고에 숙연해졌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전현무는 두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결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생각의 변화를 전했다. 인생에 있어 결혼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결혼과 책임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 그의 뒷모습은 이날따라 유독 쓸쓸해 보였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