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의 생명이 우선, 1%의 가능성이라도 보인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사가 있다. 이런 의사에게라면 언제라도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김영광이 연기하는 이해성이라는 캐릭터 얘기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 5회에서는 응급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해성(김영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비상체제로 돌입한 미래병원은 전력 확보와 의약품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 트리아제(선별)를 통한 환자 선별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최일섭(김상호 분)은 재난 상황에서 한 여자아이를 구하고 정작 자신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만 정민철(호효훈 분)을 미래병원으로 데려 갔다.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병원 문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간 이해성은 한우진(하석진 분)과 마주했다. 한우진은 정민철의 상태를 살펴본 후, 대량 출혈과 합병증 등을 언급하며 치료 포기를 선언하고 “환자를 살리려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런 한우진의 태도에 최일섭은 어렵게 사람을 구해 왔는데 살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거냐며 흥분했고, 이를 지켜보던 이해성 역시 한우진의 의견에 반대하며 정민철의 수술을 감행하겠다고 말했다.
한우진은 “누구 맘대로 수술이냐”고 따졌고, “한 시간 안에 무수혈로 수술을 마치겠다”는 이해성의 선언에 “무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성은 “필사적인 거다”라며 의사로서의 신념을 내비쳤고, 한우진은 “죽어가는 환자에게 뭘 보여주려는 거냐. 네 능력? 네 기술?”이라고 빈정댔다. 이런 빈정거림에도 이해성은 “내일이다. 살아서 내일을 봐야한다. 의사가 포기하면 이 환자의 내일은 없다”며 정민철을 수술실로 데려갔다.
고통에 괴로워하는 환자에게 본인 동의를 받고 수술에 들어갔지만 이해성에게도 수술의 부담감과 긴장은 있었다. 이런 이해성의 수술실에 들어 온 한우진은 “네 무모함의 끝을 보려고 왔다. 한 시간 안에 무수혈이라고 했던가?”라며 비아냥거렸다. 이해성은 “기다려주시죠 결과. 집도의는 나다. 구경하지 못하겠으면 당장 나가라”고 응수했다. 이해성의 수술을 지켜보던 한우진은 그의 방식을 반대하며 자신이 헤드를 잡겠다며 흥분했다. 하지만 이해성은 “어떤 의사가 메스 들고 쉽게 결정하냐. 거칠던 매끈하던 집도의는 나다”라며 한우진에게 집도의 자리를 넘기지 않았고, 결국 데미지 컨트롤(생명에 직결되는 조치만 취한 뒤 차후에 치료하는 방식)로 환자의 목숨을 살렸다. 이해성은 끝내 자신이 선언했던 한 시간 내 무수혈 수술에 성공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친 뒤 이해성은 한우진을 향해 “교수님은 수술이라는 게 메스질 한 번에 암 조직을 뿌리까지 뽑아야하는 걸로 여기실지 몰라도 전 일단 살리면 된다”며 “오만이든 도박이든 1%의 가능성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난 뭐든 할 거다. 그게 내가 의사인 이유다”라고 말했다.
첫 방송 당시부터 김영광은 돈보다 환자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병원의 부당한 행태에 분노하는 이해성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며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전기와 수도, 가스, 통신이 모두 끊겨버린 서울 대지진 후 의료 처치는 기적에 가까운 상황. 하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열정과 신념을 잃지 않고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해성은 김영광이라는 배우를 만나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흡인력 있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한 김영광, 진한 인간애로 무장한 의사 이해성으로서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한편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디데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