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 스플래쉬', 욕망이라는 이름의 독약[20th BIFF]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10.03 16: 40

[OSEN=부산, 김경주] 욕망 앞에 사람들은 궁금해하고 흔들리고 결국 굴복한다. 욕망을 삼키는건 독약을 삼키는 것과도 같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영화 '비거 스플래쉬'다.
'비거 스플래쉬'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리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 지난 2일 언론 시사를 진행했다. 특히나 국내 팬들에게도 '설국열차'로 친근한 틸다 스윈튼의 주연작이기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비거 스플래쉬'는 욕망 앞에 놓인 네 명의 남녀 이야기를 다뤄 시선을 모았다.
'비거 스플래쉬'는 알랭 드롱 주연 1969년작 '수영장'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 전설적인 록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 분)과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분), 마리안의 옛 연인 해리(랄프 파인즈 분), 그리고 해리의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휴가를 즐기던 마리안과 남편의 집에 해리와 그의 딸이 찾아오면서 네 명의 남녀는 각자의 욕망으로 고뇌한다. 마리안은 사랑했던 옛 연인 해리에 대한 욕망을, 해리 역시 마리안을 잊지 못한 채 그의 욕망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마리안의 남편 폴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질투를 느끼고 동시에 해리의 딸 페넬로페에게도 시선을 놓지 않는다. 페넬로페 역시 마리안의 남편 폴에 대한 묘한 감정을 느끼며 네 남녀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독약과도 같은 욕망에 선뜻 손을 내미지 못한다. 달콤한 유혹이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알기에 네 명의 주인공들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지속한다. 사랑과 질투를 고스란히 내보였다가도 마치 없는 척 일상을 살아가고, 또 다시 욕망을 내보이는 패턴이 반복된다.
극 중 해리의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가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끊임없는 대사는 그의 욕망을 가려주는 하나의 도구가 된다. 정반대로 성대 수술로 인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마리안의 목도 하나의 도구다.
그러나 선악과에 이끌렸듯, 호기심과 욕망은 인간을 누르는 법. 네 명의 남녀는 욕망에 굴복하고 결국은 독약을 삼킨다. 영화는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독약의 치명적인 발톱을 내보인다. 그 발톱이 어떤 식으로 이들에게 상처를 남길지, 제20회 BIFF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해운대 및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비거 스플래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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