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색다른 인터넷 방송에 도전하며, 프로그램 수명 연장을 이뤄냈다. 동시에 기대 하지 않았던 모르모트 PD와 AOA 멤버 초아의 가상 연애를 보는 재미를 만들었다.
지난 3일 방송된 ‘마리텔’은 초아와 모르모트 PD가 한 편의 가상 현실 게임을 보는 듯한 구성으로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했다. 모르모트 PD가 네티즌의 지시대로 초아를 대상으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구성이었다. 가상 현실 게임을 접목한 인터넷 생방송이었는데, 한마디로 네티즌의 지시대로 가상 연애를 한다고 보면 된다.
모르모트 PD는 초아의 손을 잡기도 하고, 영화 ‘타이타닉’ 명장면을 재연하기도 했다. 또한 달달한 말을 내뱉기도 하고, 엉뚱한 네티즌의 지침대로 어이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를 마치 연인처럼 받아준 초아의 능숙한 연기, 그리고 모르모트 PD의 예상 밖 로맨스 조합이 몰입도를 높였다. 물론 전반전 마지막에 초아의 연인이 나타나며 막장 드라마로 막이 내렸지만, 통통 튀는 기획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구성이고 다소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시도였다. 다만 남자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구성이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대상으로 가상 연애를 꿈꾸기도 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을 하는 모르모트 PD에게 감정 이입을 하며 두 사람의 가상 연애를 엿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상당히 자극적인 구성일 수 있는데, 모르모트 PD의 어눌한 행동과 초아의 상큼발랄한 매력이 곁들어지며 자극성은 어느 정도 중화가 됐다. 두 사람의 달달하고 웃긴 가상 연애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상 현실 게임을 접목한 이번 초아의 방송은 파격적인 실험이 될 것이라는 박진경 PD의 예고대로 신기한 볼거리였다. 동시에 프로그램이 6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된 가운데 시도한 변화이기도 했다. 스타들의 개인 방송에 있어서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른 재미가 있는데, 구성 형태에 있어서도 색다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방송이 보여준 것.
‘마리텔’은 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내세우며 자사 간판인 ‘무한도전’과 함께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젊은 층을 확실히 공략하는 신선한 감각은 높은 화제성의 이유가 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이번 색다른 실험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앞으로 ‘마리텔’이 변화를 꾀하는데 있어서 좀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 jmpyo@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