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드라마 PD들 모두가 긴장과 기대를 하고 있다는 SBS 새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오는 5일 첫 방송된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사극으로, ‘선덕여왕’ ‘대장금’ ‘뿌리깊은 나무’ 등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의 신경수 PD의 의기투합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극본좌’라 불리는 김명민과 ‘아인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유아인의 만남이다. 두 사람 모두 사극이라면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먼저 김명민은 KBS 1TV ‘불멸의 이순신’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사극 드라마로 ‘육룡이 나르샤’를 선택했다. 그가 맡은 역은 조선의 정치적 건국자 정도전으로 종잡을 수 없는 괴짜 천재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정도전은 항상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해내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꿈을 이룰 구체적인 체계를 만들어가는 인물로, 훗날 이방원(유아인 분)의 스승이자 최후의 정적이 된다.
김명민은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역할이든 맞춤옷 입은 듯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재탄생시키는 대표적인 배우다. ‘불멸의 이순신’의 이순신을 시작으로 MBC ‘하얀거탑’의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SBS ‘드라마의 제왕’의 앤서니 김 등 그가 표현한 캐릭터들은 특별함과 생동감을 갖췄다. 그 중 그의 ‘미친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장르가 바로 사극이라 ‘사극본좌’라고도 불리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명장 이순신을 연기한 김명민은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까지 꽉 잡으며 그 해 연기 대상을 거머쥐었다. 또 2011년 개봉된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의 비밀’에서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으로 변신해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김명민이 보여주는 특유의 익살스러움은 누적 관객 수 47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어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까지 연달아 흥행시키며 사극과의 찰떡 궁합을 입증하기도 했다. 과연 이 김명민의 타율 좋은 사극 흥행력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유아인 역시 김명민처럼 사극 궁합이 좋은 배우로 손꼽힌다. KBS 2TV ‘최강칠우’의 흑산 역을 통해 ‘미소년 검객’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유아인이 제대로 빛이 나기 시작한 건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문재신을 맡으면서였다. ‘걸오앓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시청자들은 유아인의 반항기 가득한 눈빛과 안정적인 연기력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유아인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순을 설득력 있고 매력적인 인물로 재해석했고, 최근 개봉된 영화 ‘사도’에서는 대선배 송강호의 카리스마에 전혀 밀리지 않는 역대급 연기력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이 영화에서 유아인은 물오른 연기력을 한껏 뽐냈던 영화 ‘베테랑’의 악역 조태오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흡인력 있게 연기해냈다.
이런 유아인이 이번에는 역대 가장 젊은 이방원으로 변신한다. 이방원은 피비린내 나는 왕자의 난을 일으켜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된 인물. ‘용의 눈물’의 유동근부터 최근 방송된 ‘정도전’의 안재모까지 다양한 이방원이 그려졌지만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그간 알려진 바 없는 이방원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아인은 50부작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소년 이방원이 청년으로 성장하고 철혈군주가 되는 모습까지 표현해야 한다.
이에 유아인은 “굉장히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빈틈 많고 아이 같은 모습부터 훗날 군주가 될 사람으로서의 자질을 느낄 수 있는 강인함, 때로는 지략가 같기도 하다. 저도 연기하면서 퍼즐들을 맞추는데, 다양한 면모를 가진 것 같다”고 자신이 연기할 이방원을 설명하기도 했다.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신중한 소년에서 냉혹하리만치 잔인했던 철혈 군주가 되기까지. 누구보다 머릿속에 뜨거운 열정을 품고, 고민하고, 또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청년 이방원의 드라마틱한 삶과 입체적인 면면들을 유아인이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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