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 자식 가진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사연으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강타했다. 물론 뜨거운 눈물 사이 소소한 웃음이 공존했지만, 끝까지 찡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좋은 예능’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격투기를 하는 딸이 고민이라는 엄마, 아빠가 출연했다. 예상과는 달리 무대에 등장한 딸 이예지는 귀엽고 앙증맞은 외모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예지의 별명은 ‘격투기계 아이유’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답게 체중에 민감하고 긴 생머리를 유지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1년 동안 격투기를 배워 한 달 전 프로 무대에 데뷔를 해 부모님의 속을 상하게 하고 있는 상황. 현재 예지는 다리 인대가 끊어진 상태로 힘겨운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항상 맞고 다니는 딸이 걱정 되는 엄마는 “예지 경기 나간다고 해서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만 했다. 제발 다치지 않게 버티게 해달라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그거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빠는 “경기를 보고 너무 마음 아파서 잠을 못 잔다. 그래서 지금은 중계를 안 본다. 딸 시합하는 걸 봤기 때문에 지금은 안 본다. 예전에는 격투기를 보면 속이 시원했는데 딸 경기하는 걸 보고 난 뒤론 맞는 사람 부모의 심정을 알게 되더라”며 “지금 바라는 것은 연습 많이 해서 맞지 않고 이기는 것 뿐”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 엄마는 “어쩌면 예지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안고 가야 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한 번도 예지에게 안 보였다. 예지 역시 엄마가 이럴까봐 한 번도 힘들다는 소리 안 하고 지금까지 버텨준 게 정말 기특하다”고 딸을 다독였다. 아빠는 로드FC에 나가 마지막에 처절하게 맞는 모습을 보고 난 뒤 속이 쓰리소 아파서 잠도 못 잔다고. 그는 “부모 입장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몸이 녹아 내리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마음을 그제야 알게 된 예지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또 아빠와 엄마 역시 원주에서의 생활과 체육관에서 힘들게 연습하는 딸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고는 눈물을 계속해서 훔쳐냈다. 그저 하고 싶었던 운동이라 잠깐 시작했던 것 뿐인데 자신도 모르게 파도에 휩쓸리듯 프로 무대까지 데뷔하게 된 예지는 힘들고 부담스러운 속내를 어렵게 털어놨다.
왜 부모님께는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예지는 “걱정하실 것 같아 못했다. 이겼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해 또 다시 엄마 아빠를 울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예지는 “돌아가기엔 늦었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상이몽’ 제작진은 이런 사연에 딱 맞는 특별 게스트 김동현을 초대해 조언과 응원을 건네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동현이 현재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예지와 그의 부모에게 실질적으로 피와 살이 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김동현은 자신과 상황이 굉장히 비슷하다며 경험담을 털어놓는 동시에 예지에게서 파이터의 기운이 느껴지고 실력도 탄탄해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UFC 경기 티켓 초대권을 깜짝 선물해 예지를 기쁘게 만들기도 했다.
그저 사연 속 고민을 듣고 형식적인 이야기만을 나누다 마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장을 제대로 만들어낸 것. 그렇기에 시청자들 역시 마치 내 가족의 이야기인 듯 함께 울어주고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것이 ‘동상이몽’이 자극적 소재 하나 없이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착하고 좋은 예능’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힘이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