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부탁해요 엄마' 최태준, 이보다 최악일 수 있을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10.04 09: 09

적반하장이다. 거짓 의사 행세로 부모까지 거짓말에 끌어들여 순진한 여자를 홀려 놓고, 이제는 자신이 의사가 아니라 싫다는 거냐면서 오히려 화를 낸다. 아닌 밤중에 속물적인 여자가 된 조보아는 말할 수 없이 황당하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채리(조보아 분)에게 정체를 들키는 형순(최태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형순은 성형외과 전공의인 친구 재민의 부탁으로 이름과 신분을 속이고 나간 소개팅에서 채리를 만났고, 그에게 점점 빠져드는 마음 때문에 진짜 자신의 이름을 말할 기회를 여러 번 놓치면서 채리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됐다. 
채리 때문에 백화점 주차장 아르바이트를 잘렸던 그는 자신을 좋아하는 채리에게 소소한 복수를 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느낀 바 있다. 하지만 형순은 채리의 순수한 매력에 진심으로 빠져들면서, 취업준비생, 즉 백수인 자신을 초라하게 느꼈다. 반짝반짝 빛나는 공주님 같은 채리를 놓치는 것이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한 것. 특히 형순이 채리의 아버지인 철웅(송승환 분)의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채리와 마주친 상황은 충분히 굴욕적이었다. 

채리는 "나를 왜 속였냐. 오빠는 그럼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고, "나 혼자 오빠 좋아하고 쩔쩔매는 거 보면서 속으론 비웃고 있었냐. 진짜 연기 잘한다. 맨날 수술 들어간다고 의사인 척 하더니 사기였다. 실망이다. 이름도 직업도 다 속였는데 내가 어떻게 실망을 안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형순은 마음을 담은 사과 대신에 "실망? 왜 내가 의사가 아니라 고작 이따위 인간이라서?"라면서 "역시 내가 의사고 부잣집 아들이라 날 좋아했던 거구나. 차라리 낫다. 그런것 때문에 날 좋아했다니 오히려 정리하기 심플하다"라고 오히려 화를 내 채리를 더욱 속상하게 했다. 
또 형순은 "오빠 진짜 잔인하다. 나쁜 사기꾼"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펑펑 쏟는 채리에게 화가 난 표정으로 운전기사 자격으로 자신도 채리의 가족 파티에 참여하겠다면서, 식당에 들어가 굳이 다른 테이블에 앉아 쓸쓸한 표정으로 채리의 파티를 지켜보는 행동을 해 채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처럼 형순은 거짓말로 채리를 속이고 또 속이며 그의 마음을 훔친 것도 모자라 조건 없는 사랑까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적반하장의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거짓말로 한 여자의 마음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은 것도 모자라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않는 그의 뻔뻔한 태도는 안방극장의 한숨을 유발하면서, 이 커플이 쌓아놨던 공감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형순의 철없는 거짓말로 난데없이 사랑과 조건이라는 시험대에 서게 된 채리의 상처투성이 순수한 마음 또한 분통이 터지는데, 형순이 미안한 기색 없이 외치는 열등감으로 뭉친 대사들은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 시절과 다름 없어 구태의연할 뿐더러 오히려 그보다 더욱 공감을 사기 어려워 귀여운 밀당으로 안방극장에 흐뭇함을 안기던 형순과 채리 커플에게 위기를 안겼다. /jykwon@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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