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사관을 맡은 김현숙이 조만간 소대장으로 등극할 기세다.
사람 좋게 서글서글 웃는 얼굴을 지우고 일명 '나노 당직 사관'으로 변모했다. 무시무시하게 지적했고, 웃거나 태도가 바르지 않은 동료들을 몰아세우며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려는 부사관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김현숙은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당직사관을 맡으며 '초마녀 소대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만들었다. 이날 전지숙 소대장이 "오늘 저녁 김현숙 후보생이 당직사관 점호를 주관할 것입니다"라고 내뱉은 한마디에 김현숙이 당직사관으로 지명됐다.
나머지 9명의 후보생들은 25분 동안 미리 배정 받은 곳을 청소해야만 했다. 김현숙은 걱정이 앞섰다. 이 시간 안에 이들이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 그녀의 예상은 현실로 벌어졌다. 후보생들은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청소 상태가 불량해 벌점을 받았다.
초반 어색하고 소심하게 점호를 했던 김현숙은 탄력을 받아 배시시 웃던 제시에게 "웃지 말라"는 말을 남기더니 "정신 안 차립니까?" "다시 합니다" "그것이 계속해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등의 깐깐한 모습으로 동기들을 바짝 긴장케 했다.
이어 담당별 청소구역으로 향했다. 동기들에게 상처를 줄 것 같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지만 꼼꼼하게 하라는 소대장의 지적에 따라 독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장실 바닥과 하수구, 거울 청결 상태를 지적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고, 할수록 뭔가 더 지적하고 싶다는 본능을 서서히 흔들어 깨웠다. 이튿 날 아침에도 동기들에게 팔굽혀 펴기 120회에 팔 벌려 뛰기 45회로 체력 단련을 시키며 기운을 쏙 빼놓았다.
앞서 1대 당직사관 라미란도 처음에는 어색해하다가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풍기며 당직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냈고, 2대 당직사관 박하선도 임무를 받고 정색으로 일관한 채 후보생들의 관물대와 위생 상태를 검열하는 칼 같은 점호를 시행한 바 있다. 김현숙도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료들이 지내는 생활관에서 '로봇 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군대에서 매 순간 집중력 있게 행동하고 있는 김현숙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녀가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진짜 사나이' 여군편을 통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개그우먼 출신 김현숙은 예능감은 물론, 연기력 갖춘 개성파 배우다. 어느새 시즌 14를 맞이한 tvN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그의 대표작이다. 씩씩한 여군으로 호응을 불러모은 김현숙이 앞으로 얼마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