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가장 '핫'했던 스타는 역시 배우 유아인이었다. 그가 가는 어떤 행사든 사람들은 넘쳐났다. 질문이 쏟아졌고, 기라성 같은 선배들은 이 젊고 영리한 배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인시대'라는 말은 괜히 생겨난 게 아니었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 유아인 편(이하 '오픈토크')'은 대세 유아인의 이름값을 증명한 자리였다.
오픈토크 당시 비프빌리지는 유아인의 팬 뿐 아니라 그를 보기 위해 달려온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다. 팬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실신 직전(?)의 목소리로 질문을 던지는 등 그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유아인조차도 "올 한해 큰 사랑 보내주셨는데 실감을 잘 못했다. 수치로 보일뿐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크게 환호해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이제서야 실감한다"라고 소감을 말할 정도였다.
유아인은 이번 BIFF에서 오픈토크 외에도 여러 무대들에 서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올 한해 연이어 '베테랑'(류승완 감독)과 '사도'(이준익 감독)에서 활약한만큼 각 영화의 야외무대인사와 GV에 섰는데, 그 때마다 많은 관객이 몰렸다.
그 가운데서도 돋보였던 것은 인기에 대처하는 이 유쾌한 배우의 태도였다. 그야말로 '특급 팬서비스'라고 표현 할 수 있었는데, 그는 어느 자리에서든 특유의 눈웃음을 보여주며 활짝 웃었고, 엉뚱한 질문이나 요구에도 재치있게 반응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예를 들어 부산 팬들의 질문에는 사투리로 응대하고 자신의 글솜씨에 대한 언급에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요즘엔 SNS가 발달돼서 많은 말들을 하며 사는데 우리가 감정 표현한다거나 그런 것들을 굉장히 안좋게 매도하면서 부끄럽게 낯뜨겁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시가 말살돼가고 있고 감정 표현도 말살되고 있다"라고 말하는 등의 모습이다.
야외무대인사에 함께 선 선배 배우들이나 감독은 그런 유아인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같은 날 영화 '사도'의 스페셜 무대인사에서 송강호는 "8년 전에 '놈놈놈'으로 처음 섰는데 그 때보다 더 많이 와주셨다. 유아인이 정우성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그의 인기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또 유아인의 연기에 대해 "사도세자는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이다. 그런 역할을 하다보면 기술적인 연기의 유혹을 받는다. 그런데 유아인과 이효제는 오롯하게 그것을 경계하고 자신의 감정을 맨땅에 헤딩하듯 내던지더라. 그게 쉽지 않은 일인데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정말 훌륭하다. 놀랄 정도로 대견스럽다"라고 진심어린 칭찬을 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준익 감독은 같은 자리에서 유아인에 대해 "미래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될 것"이라고 극찬을 했고, 류승완 감독은 4일 열린 '베테랑' GV에서 "제가 만든 영화중에 이렇게 여성 관객이 많이 오는 영화는 처음이다. 그것은 옆에 있는 유아인의 공로다. 유아인과 의기투합해 작업하는 게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전도연은 자신의 오픈토크에서 유아인에 대해 "보기 좋더라. 열심히 할뿐더러 그 친구가 가진 재능, 감정이 큰 에너지로 다가와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눈여겨 보는 후배라고 밝히며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2015년 BIFF의 관객들은 유아인에 푹 빠졌다. 두 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이 배우의 인기는 단순한 신드롬이 아니었다. '앓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의 뜨거운 유아인 사랑은 분명 이번 BIFF에서 목격할 수 있었던 특별하면서도 기억할만한 현상이었다.
한편, 올해로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는 75개국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국내외에서 처음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 94편과 자국 외 처음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 등 121편의 신작이 관객을 만난다.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 해운대와 센텀시티, 중구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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