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탕웨이와 부산의 인연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탕웨이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에 자신이 출연한 ‘세 도시 이야기’(메이블 청 감독), ‘화려한 샐러리맨’(두기봉 감독), ‘몬스터 헌트’(러맨 허 감독)의 작품이 각각 아시아 영화의 창,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대돼 부산을 방문했다. 2010년 영화 ‘만추’(김태용 감독)로 BIFF를 처음 방문했던 이 어여쁜 여배우는 이후 거의 매년 부산을 찾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에는 ‘만추’에서 인연을 맺은 김태용 감독과 결혼을 해 한국 팬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분당댁’, ‘탕새댁’ 등의 애칭으로 불리는 탕웨이가 제20회 BIFF 기간 짬을 내 기자들을 만났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발랄하고 유쾌한 태도가 돋보였다. 이하 탕웨이와 일문일답.
-김태용 감독의 단편영화 ‘그녀의 전설’ 삽입곡 ‘꿈속의 사랑’을 한국어로 불렀다고 하더라. 한국어로 불렀는데 혹시 어려웠던 단어가 있었나?
한국어는 재밌는 단어들이 있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을 할 때 ‘안 될’의 리을 발음이 제일 어려웠다.
-어떻게 삽입곡을 부르게 됐나?
먼저 노래는 김태용 감독이 단편을 만들고, 단편에 노래가 하나 들어갈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에 단편에 넣고 싶은 노래라면서 알려줬는데, 조사해본 결과 그 노래가 한국 노래인 줄 알았는데 원곡이 중국 노래였다. 1940년에 천거신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였다. 그리고 이 노래는 아마도 감독님 세대의 부모님 세대에 많이 들었던 노래였고, 김태용 감독이 원곡이 중국어라는 걸 알고,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말하더라. 그 노래를 탕웨이도 알고, 중국 노래라고 하니 중국 사람인 당신이 불러 달라. 그런데 한국어로, 라고 제안했다.
-녹음할 때 어렵지 않았나?
녹음할 때 당연히 여러 차례 녹음을 했다. 단편을 보다보면 이 곡이 극의 내용과 융합이 되는 노래다. 걱정스러운 것은 발음으로 인해 열심히 했을까봐, 그 곡이 영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결혼하고 난 후 김태용 감독과의 작업이 예전과 남다른 점이 있었나?
없다.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감독과 배우로 일로 만나면 그렇게 할 말,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대로 한다. 직설적이다. 나나 그분이나 이런 방식을 좋아한다.
-어떤 면이 잘 맞고, 안 맞나?
호흡이 너무 잘 맞는 편이다. 뭐가 안 맞아 직설적인 경우는 없다.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은 훈련을 통해 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 사람과 나는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이 내가 아니라 완벽하게 같을 수 없지만. 굉장히 잘 맞는데 그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생각해보니까, 일할 때나 말할 때의 호흡은 인연과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다. 오래 가느냐 안 가느냐 역시 인연과 같은 맥락이다. 처음에도 호흡이 잘 맞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출품작 중 '세 도시 이야기'는 성룡 부모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성룡의 추천을 받았다거나 하는 인연이 있었나?
성룡의 추천은 없었다. 감독님이 제안을 해서 시나리오를 받은 게 2011년도였다. 하려고 했는데 바로 촬영에 들어가지 못했다. 10년 전에 써 놓은 시나리오가 연말에 촬영이 들어갔다.
-상대역인 유청운과 연기는 어땠나?
메이블 청 감독과 나는 유청운의 슈퍼 팬이다. 촬영하는 동안에도 소곤소곤 얘기를 하면 그 얘기였다. 홍보 기간에 유청운이 ‘어떻게 이런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이 내 팬이었다는 걸 아느냐’고 하더라.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했다. 유청운 씨와 연기는 모든 과정이 특별한 경험이었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고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아닌데 기라고 하고 긴데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얘기하는 사람이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다. 또 유청운 씨는 키도 크고, 덩치도 있고 남자답고 그런 느낌이다. ‘세 도시 이야기’에 있는 주인공과 굉장히 많이 닮았다. 그리고 감독님은 실존 인물인 성룡의 아버지와 원래 친분이 있어서 (배우들도)너무 자연스럽게 나왔고, 성룡도 영화가 완성됐을 때 처음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보셨다고 한다.
-매년 BIFF의 손님이자, 포차촌의 손님이다. 부산에 어떤 것을 기대하고 오나?
-어떤 기대감이나 새로운 그런 걸 가져오지 않는다. 그냥 온다. 익숙한 곳에 와서 릴렉스 하는 시간을 보내고 가려고 한다. 갖고 오는 게 있긴 하다. 내가 만든 영화와 캐릭터를 데리고 온다. 영화 보신 게 있나?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 ‘몬스터 헌트’다.
-맡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
‘세 도시 이야기’를 빼고 나머지 두 영화 속 캐릭터는 새로운 캐릭터다. ‘화려한 샐러리맨’은 직장인이다. 직업은 회계다. 어떤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직장 여성이 순간의 착오로 돌아올 수 없는 잔혹한 세계로 들어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녀는 한 남자 때문에 자기 인생을 걸고 진다. 진짜 상태가 다시 회복될 수 없는 상태다. 그 캐릭터는 마음이 찢어질 듯이 힘든 상황에 처하고 잔혹한 일에 처하는데, 그 작품에서 처음으로 세게 때려보기도 했다. 처음으로 영화인데 뮤지컬을 해야 하는 장르였다.
-두기봉 감독과 작업은 어땠나?
너무 존경스러운 것은 두기봉 감독의 대단하고 용감한 선택이다. 4천만 위안을 들여서 할 수 있는 용기가 존경스럽다. 왜 이렇게 나서서 얘기를 하느냐면 팬으로서 이 작품을 너무 좋아한다. 감독님 스타일의 놀라운 점은 그 본인이 가진 스타일을 사무실 안으로 펼쳐지게 하는 그 방식이었다. 신기했고, 기이했고, 기묘한 느낌이었다. 이 작품을 영화를 보실 떄 이전 두기봉 감독의 스타일은 버리고 오는 게 좋을 거다. 어른 소년 남자, 소년 같은 남자가 펼치는 새로운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다.
-여배우를 위한 작품이 많이 없다. 결혼 후 작품 활동 왕성하게 하고 있어 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중국에서도 여배우들이 똑같은 얘기를 한다. 왜 우리는 여배우들을 위한 작품이 많지 않나? 모든 시나리오를 소중히 여긴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 최근에 저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져서 그 부분은 감격스럽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분들에게 모든 캐릭터가 자식 같은 보배일텐데 내게 연기할 기회를 준 것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하면서 배우 뿐 아니라 영화계 일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어떤 일을 할 때의 초심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올 때 초심으로 그 작품에 임한다면 지금은 아니라도 천천히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다. 조금해 하지 않고 오면 기회가 온다.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달라.
영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다. 어떤 역할도 중요한 역할하다. 한국 과객은 보는 눈이 높다. 기다리고 있는 게 있고, 배우의 입장에서 배역을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한 연기를 봐 줄거고, 관객과 배우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